60%를 마저 읽고 쓰는 추가 리뷰입니다.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폭풍 속의 아스타시아 1장 – 시련의 시작 (작가: 한결스러운, 작품정보)
리뷰어: 제오, 23년 6월, 조회 48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이전 리뷰에 이어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려 합니다.
딱히 논리적인 순서 없이 생각나는 대로 쓰겠습니다. 리뷰 범위는 뒤쪽 60%만이 아니라 이야기 전체입니다.

– 중요해 보이는 것을 독자에게 알려주지 않은 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그렇습니다. 클라라가 읽고 힘들어한 책의 제목(그러니까, 그게 무슨 책이었는가 하는 것)은 클라라가 책상을 떠나 차를 마시면서 정원과 빛나는 풀을 감상하고 난 뒤 다시 돌아와서 경례를 하고 이야기에서 중요해 보이는 격언을 말한 뒤에야 나옵니다. 린느가 알리시아에게 한 귓속말의 내용은 끝날 때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온이 완성시켜준 그 ‘답’도 끝까지 안 나옵니다. W(아마 witch의 첫 글자일 것 같은데)가 누군지, 혹은 뭔지도 끝까지 안 나옵니다. 노크하고 들어가는 문의 의미도 안 나오고요, 마녀가 누군지, 혹은 뭔지도 마찬가지고요.
장편의 첫 번째 편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장편의 일부일지라도 중단편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한, 어느 정도 자체 완결은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더군요.), 독자가 영문을 모르면서도 이야기를 계속 읽게 하고 싶다면, 적어도 그런 중요한 것들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게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글의 경우는 제 기준으로는 그냥 영문을 모르는 상태에서 영문을 알 수 없는 행동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괴로웠습니다.

– 클라라의 꿈 부분은 읽어 넘기기 힘들었습니다.
위 이야기의 계속입니다만, 이 부분은 (꿈이라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비주얼하게 머리 속에 잘 떠오르지도 않아서 더 괴로웠던 것 같습니다. 그 꿈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좀더 알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 부분이 지금보다 많이 짧든지요.

– 마녀는 어떻게 클라라의 침실에 갑자기 등장할 수 있었던 건가요?
마치 이야기의 (전지적 시점의) 화자가 그대로 마녀가 된 느낌이었는데요, 혹시 처음부터 방에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인물을 무대에 등장시키려면 그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꿈 부분에서 갑자기 W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W가 누군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요. 컴퓨터 같은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설명이 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장은 아니고 다음 장, 혹은 그 다음 장에 설명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제 호흡은 그렇게 길지 않은 것 같아요.

– ‘하려… 하다가!’ 식의 묘사가 너무 많이 나옵니다. 한 두번이면 신선하게 느끼겠는데, 중후반 부에 계속 나오니 좀 지치더군요.

– 연맹국의 통치 이념 중 첫 번째가 ‘개척’인데 동쪽 숲의 드루이드와 수백 년만에야 조우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전쟁이 끝난 200년 경부터 666년 까지의 400년 넘는 기간 동안, 대륙의 비밀을 모조리 밝혀내고 말겠다던 학자들은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마녀라는 존재가 뭔가 영향을 미쳤을 것 같기는 하지만, 독자가 그렇게 생각하게 하려면 좀더 직접적인 힌트가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그냥 무딘 걸 수도.) 혹시 666년 경에 감자기 생겨난 걸까요? 그렇다면 적어도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그곳은 전에도 탐험해 봤는데 그런 생물은 없었다”는 식으로 설명을 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모르는) 제 생각으로는 전쟁이 끝난 직후에 조우가 있었던 것으로 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합니다. 전쟁이 끝나서 밥벌이가 애매해져 경호 역으로 먹고 살던 참전 군인과 명예욕에 불타는 풋내기 학자가 파티를 이루어 탐험을 나섰다가 딱! 만나는 그런 식이지요. 시간대를 그렇게 잡으면 역전의 용사들, 전쟁의 피해자들 등,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만들기도 좋을 것 같아요.

– 안 그래도 숨겨진 것들이 많은데, 전체적인 이야기가 클라라의 필기 노트나 쪽지 같은 것에 의해 딱히 시간 순이 아닌 상태로 (심지어 사실인지 지어낸 건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되어서 따라가기가 더 힘든 것 같기도 합니다. 사건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연대순으로 숨김을 최소화하면서 쭉 나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너무 그렇게 하면 그냥 연대표가 되어 버리겠지만…

여기까지입니다.

너무 투덜대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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