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스릴러에 관심 있는 편이라 제목 <학교역사연구부의 미스터리 부 활동>이 끌렸다. 10년 전 우연치 않게 목격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고등학생들이 함께 뭉친다는 게 재밌으면서, 산뜻하기도 했다.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 소설의 장점은 10년 전의 사건과 얽힌 비밀을 푸는 것을 ‘게임’의 형태로 했다는 데 있다. 미스터리 부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질문, 미션을 던져주고 그들이 하나씩 퀘스트를 깨면서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는 점에서는 흡사 ‘방탈출 게임’ 같기도 했다. 소설을 읽는 독자도 함께 정답을 고민해볼 수 있다는 것도 재밌었다.
다만, 그 미스터리한 미션을 주는 ‘그들’은 누구인지, ‘그들’이 미스터리한 미션을 던져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10년 전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지 밝혀지는 순간의 ‘쾌감’이 덜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지금껏 그 미스터리 부 활동을 하던 아이들이 하나씩 찾아온 단서들이 그닥 매력적으로 기능하지 못해서다. 하나씩 차근차근 쌓아가다가 마지막에 “아, 이거구나!”하는 깨달음을 주는 결말이 쓰기 어렵고, 읽는 사람에 있어서도 오래 기억에 남는데 이 소설은 뒤로 갔을 때 힘이 다소 빠지는 기분이었다. 개인적인 의견이기에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이를 테면 정말로 이 아이들이 고민했던 것처럼 선생님과 관련이 있을 수는 없었을까, 이 아이들에게 게임/미션을 주는 그룹에게 진짜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다면 어떤 게 있을까. 차근차근하게 쌓아가며 아이들이 친밀해지는 과정도 잘 다루었던 만큼 결말을 더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아마도 읽는 사람의, 작가의 몫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도 작가-독자 사이의 재미있는 고민, 게임이 될 테니 말이다. 또 하나, 개인적으로는 부 활동할 때 말고 다른 때의 학교 생활도 보여지면 어떨까 했다.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좀 더 풍성한 관계 안에서 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본다면 미스터리 부 활동의 의미도 찾게 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