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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작품: 스윙바이 온칼로 (작가: 담장, 작품정보)
리뷰어: 적사각, 23년 2월, 조회 39

 필자는 본 작품을 이전에도 읽어본 적이 있다. 담장 작가님의 발랄한 개그와 색다른 시선 때문에 강렬하게 인상이 남은 작품이었다. 리뷰 공모 때문에 다시 읽었는데 역시 강렬한 작품이다.

 온칼로는 핀란드어로 은둔자, 숨겨진 곳을 뜻하며, 핀란드에서 추진하고 있는 방사능 폐기물의 심지층 ‘영구’ 처분장이다. 작품에서도 해당 시설로 설정했다. 스윙 바이(swing by)는 ‘잠깐 들리다’라는 뜻으로 스윙바이 온칼로는 ‘온칼로에 잠깐 들리다’로 이해할 수 있겠다. 구태여 필자가 제목을 풀이한 이유는 제목이 가지는 의미가 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의미를 말하기 앞서 내용을 가볍게 짚고 넘어가겠다. (읽으실 분들을 위해 가려두겠다.)

 

 

 다시 돌아와 앞서 언급한 제목의 의미를 말해보려고 한다. 작품 속에 들어간 것들 중에 작가의 의도가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제목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생각을 제일 먼저 보이는 간판이다. 사람들의 이목도 끌어야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작품을 어느 정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윙바이 온칼로’는 앞서 말했듯 ‘온칼로에 잠깐 들리다’는 뜻인데 이것은 김뚜찌가 홧김에=우연한 선택에 의해 벌어지는 결과이다. 작품으로 미루어 보아 주인공 김뚜찌는 다년 간 대학원 생활을 마치고 싶어한다. 대학원을 마친 김뚜찌가 희망한 직업은 (인간의 시선으로 보자면) 교수, 연구자, 아니면 관련 직종에 취직하는 것일 것이다. 아예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겠지만 보통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다닌 학문을 버리고 제로부터 시작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수로 미뤄진 졸업 때문에 홧김에 참여한 프로젝트 때문에 김뚜찌의 (외계)인생은 달라진다. 방송 출연도 하고 성형외과 모델도 되고. 아마도 그가 한 번도 염두한 적 없는 삶이었을 것이다. 삶이란 이런 거다. 어떤 방향으로 튈 수 없는 것.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그것이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지 배드엔딩으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는 것. 우리가 바라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이것이 인생인 것이다. 아마 담장 작가님이 유머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외계인의 입을 빌려 말하고 싶었던 건 이런 게 아니었을까?

 이외에도 작품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물을 색다른 시선으로 묘사한 것이나 관점에 따라 사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장면은 기발하다. 전체적으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는데 이름도 하나하나 잘 읽어봐주시길 바란다. 복잡해 보인다면 따라 읽는 것으로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큰따옴표의 방향이나 대화도 인물에 따라 정렬 방식이 다르다거나 하는 것은 외계인들의 대화라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려 노력하지 않았나 짐작해본다. 작품 중간에 삽입된 사진, 그림, 포스터 같은 시청각 자료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틀을 깨는 구조를 생각하는 작가님들은 대단하다고 항상 생각한다.

 단어가 가진 뜻대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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