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치여 적는 리뷰. 산에 묻다. 공모(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산에 묻다 (작가: 젠틀레인, 작품정보)
리뷰어: 1713, 23년 2월, 조회 55

범죄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개인적으로 작품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강아지랑 동거중인 친구를 옆에 두고 있는 나로서는 충분히 몰입하며 서사를 따라올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흥미롭게 봤던 부분을 나열해 보겠다. 중간 중간에 궁금증도 섞여 있을 것이다.

그리고 리뷰를 읽는 사람들을 고려해 한마디 하자면, 스포성이 강한 글이기에 내용을 직접 즐기고 싶다면 작품을 읽고 와주길 바란다. 스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이 글은 줄거리가 보기 정리된 형식이 아니기에 불편할 수 있다.

그럼 시작하겠다.

하나,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양우와 선혜의 관계이다. 서로를 잘 아는 오래된 연인인데, 선혜가 양우에게 집착하는 것 같으면서도 서로 이해하거나 아끼거나 혐오하는 듯한 복합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게 마음에 들었다. 사람에겐 여러 감정이 공존하고 그게 복합적으로 섞인 이해관계가 잘 포함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랑, 열정, 혐오, 분노, 연민 등 한 가지의 감정만 내포되어 있지 않아서 좋았다. 입체적인 인물을 보는 기분이었다.

둘, 사건의 반전. 사실 이건 마지막 부분에서 엄청난 허망 허탈감을 줬다가, ‘(ㅆㅂ)다행이다’ 를 내뱉게 한 부분이었다. 위진성이라는 인물이 복합적으로 제정신이 아닌 건 알 수 있었는데 그게 인터넷에 오르고 싶은 관종이라는 걸로 밝혀지자 주인공의 노고가 모두 수포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나는 주인공이 아니었지만 주인공과 함께 움직이고 있었기에 그 실망감이 더 큰 기분이었다. 반면 그것 하나로 ‘아, 위진성이 그래서 여태 그 행동들을 하고 있었구나.’가 바로 납득이 갔다. 만약 여기서 결론이 났다면 열 받아서 들고 있는 휴대전화를 던져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큰 사기죄를 덮기 위한 연막 작전으로 이끌어 갔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작은 범죄 뒤에 큰 배후나 숨겨진 목적. 그리고 그 장기말로 이용될 뻔 했던 주인공이 스토리 상 마음에 들었다. 플롯을 잘 짜 놓은 것 같았다.

셋, 이건 궁금증이다. 이 소설의 제목은 산에 묻다. 총 10회차로 이루어진 소설이지만 원고지 매수로만 보면 중단편에 속한다. 작가가 나눠서 쓴 이유가 있을까? 아, 이건 왜 비효율적으로 했냐고 따져 묻는 말이 아니다. 길이와 상관 없이 나누고 안 나누고의 장단점과 활용 방법은 다양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회차 제목만 봐도 의도가 있는 게 바로 느껴진다. 주인공이 자식처럼 여기는 강아지 이름으로 시작해서 이틀 전 하루 전… 점점 시간이 흘러가는 제목이니까 말이다. 다 읽고 나서 생각하다가 발견한 건데, 실종 당일이 ‘오늘’ 로 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이 도대체 뭘 기점으로 하고 있는지도 너무 궁금했다.

마지막, 이건 약간 아쉬웠던 점이다. (아~주 주관적으로 적어봤다.) 첫 번째는 작가가 설정하고 정해 놓은 건 많은 것 같은데 우리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적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위진성의 과거도 엄청난 뭔가가 있을 것 같았는데 알려진 게 별로 없고 죽은 오토바이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선혜와 양우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은 받는데 이유나 원인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 두 번째는 소설을 발단 전개 위기 절경 결말로 나누어 봤을 때 ‘발단, 전개’부분이  80% ‘위기, 절정, 결말’이 20%의 비율로 느껴졌다. 물론 비율이 정해져 있거나 법칙 같은 걸 꼭 따라야 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구조상 단점을 하나 꼽자면 초반부 독자가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고 결말이 급하게 마무리 되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실 난 이야기와 반전에 집중하는 편이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문장도 너무 길거나 늘어지지 않아서 좋았고, 선혜와 양우의 연인 묘사도 내 취향이었다. (서로 없으면 안될 정도로 24시간 붙어 꽁냥 거리는 느낌이 아닌 게 취향인가 보다.)

 

좋은 작품 잘 읽었습니다. 이번 것이 브릿g에 등록된 첫 작품이시던데 작가님의 앞으로의 창작 활동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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