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와 다르다’는 ‘나는 너보다 우월하다’로 치환되는 걸까?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빨강보다 붉은 (작가: 장아미, 작품정보)
리뷰어: 쎄씨, 17년 6월, 조회 59

스포일러 있습니다. 저는 허용범위입니다만 민감한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일반적이지 않고 자기와 달라도, 신경쓰지 말고 내버려두면 좋을텐데, 참 그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죠.

디스토피아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실제로는 늘 큰 이슈인 생명윤리와 과학탐구에 대한 이슈가 해결이 됐나 봅니다.

‘새로운 인류’를 창조하고, ‘마지막 10년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수 있는 대신, 10년 뒤에 안락사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합니다.

여기서 주인공인 ‘나’는 이렇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대량생산된 아기고요, 나의 어머니(친어머니는 당연히 아닙니다. 입양했어요)는 ‘마지막 10년 프로젝트’의 참가자입니다.

 

이러한 일들을 정부에서 하는 이유는 효과적인 인구제어를 위해서죠.

단순히 효과적으로 일을 하는 선에서 끝나면 좋겠지만 인간사는 컴퓨터 위의 숫자가 아니듯, 이러한 ‘새로운 인류’와, ‘기존의 인류’를 구분하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탓에, ‘새로운 인류’의 눈은 빨갛습니다. 네, 제목의 빨강보다 붉은은 이 눈을 의미하는 듯 하더군요.

뿐만 아니라 하얀 가면을 쓰고 ‘새로운 인류’ 및 관련 된 사람들을 무차별 적으로 폭행하고 살해하는 과격한 불법 폭력 단체까지 존재하는 세상.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불편한 것들이 해결되어도 ‘나와 다른 것’과 구분 지으면서 누가 더 우월하고 누가 더 아래인지를 결정하려고 키재기를 하려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 아닐까 싶어요.

소연의 테러 참여 계기가 너무 사소하더라고요.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 나랑 달라서야?’ 이런 단 하나의 진짜 사소한 계기로 시작되는 것.

실제로 ‘나’는 자신과 서연이 달라서 서연을 거절 한 것이 아닙니다. 이 일자체는 정말 사소한건데 그것이 결국 돌이킬수 없는 폭력 사건이 되고 말았어요.

 

 

저 사소한 상처가 ‘살해’로 이어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나와 동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거에요.

나와 동등하지 않기에 ‘나에게 상처줬으니까, 다 너 때문이니까, 너와 너의 주위사람들이 파괴당해도 돼.’

“나에게 상처줬으니까 너도 상처받아” 하면서 사소한 괴롭힘을 하면 이해 할거에요.

(물론 이 것도 다른 시점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일단 사람마음이 상처받으면 복수하고 싶은건 어쩔수 없으니;)

 

그런데 이건 처음부터 ‘나는 너보다 우월하니 너는 나를 거절하면 안된다’ 이게 전제 아닌가요.

이런 전제가 커져서 ‘너는 우리와 살 가치가 없다’ 까지 나아가는거죠.

늘 일반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박해는 ‘나와 다르다’와 ‘나는 너보다 우월하다’를 동일시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벌어지는 것 같아요.

 

더이상 할 말이 없어요… 마지막 결말을 보고 마음이 찢어졌습니다.

저도 저렇게 살고 있지는 않았나, 물론 과격한 불법 테러를 한다는게 아니라…

나와 다름을 우월성으로 치환하거나 열등감을 느끼지 않았나 이 기회에 반성해봅니다.

늘 박해의 계기는 사소하거든요. 나도 그 박해에 숟가락을 얻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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