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재벌집 아들이 되었다거나, 귀족가 영애가 되었다거나, 과거의 나로 돌아왔다거나… 등등으로 이어지는 빙의, 회귀, 환생물의 유행이 시작된 게 언제였더라 하는 생각을 잠깐 하면서 이 글을 봤다. 언제부턴지는 모르겠지만 질리지도 않고 여러가지 유형으로 변형되어서 나오며, 큰 인기를 누리는 것만은 당연하다.
어쩌면 누구나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을 꿈꾸고, 좀 더 특별하길 염원하며, 한번쯤 되돌리고 싶은 ‘순간’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소설 ‘호러’ 장르에 ‘환생’인데 도입이 웹소설 로맨틱 판타지 장르의 ‘빙의, 회귀, 환생물’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취해서 의아했는데 엔딩부 반전으로 한방 제대로 날렸다.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점은 내가 그 말미로 갈 때까지만 해도 어떻게 뒤엎을지에 대해서 딱히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분량이 그리 길지 않은 소설이라서 이쯤되면 마무리를 짓게 될 거 같은데, 이 짧은 분량 내에 어떻게 마무리하려고 그러는 걸까 하면서 스크롤이 줄어드는 걸 긴장감 있게 바라 봤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뭐가 없…나 하던 차에 빵! 하지만 이 리뷰에서 스포하지는 않겠다. 이 소설은 짧은 분량만큼이나 임팩트 있는 그 결말을 스포하는 순간 ‘모든 것’을 알려주는 거나 마찬가지니 이 리뷰를 읽고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클릭해보길 권한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그럴 듯하게’ 잘 풀었고, 잠시 읽고 있지 않았던 로판물을 떠올리게끔 했다. 한때 나도 로판물에 진득하게 빠져 있던 시절이 있었고, 돌이켜보건대 현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때였던 거 같다. 이세계로 가고 싶은데 가장 편하고 쉬워보이는 방법이 죽었다 깨어나니까, 넘어졌다가 눈을 뜨니까, 자다가 일어나니까 ‘다른 사람’이 되거나 혹은 ‘다른 시간대’에 깨어나는 거겠지. 그런데 이 소설을 끝까지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든다. 그냥… 현생에서 ‘무엇이든’ 좀 더 하면 안 돼? 하는 생각 말이다. 지금의 나는 현생이 더 재밌고, 회귀, 빙의, 환생물 보다는 현재를 기반으로 한 장르 소설 또는 호러 소설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의 취향은 누구나 바뀌니까, 또 마음도 변하기 마련이니까… 라지만 이렇게 엮어 쓰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접근이어서 나 혼자만 알기는 좀 아까운 소설이다.
그리하여 나만의 별명을 붙이자면, 나는 짜장면도 짬뽕도 좋아하는 편이라 짬짜면을 가끔 시켜 먹는다. 딱, 잘 만든 짬짜면 같은 소설이라고 해두자. 짬뽕, 짜장 러버 어서 컴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