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엔 큰 흥미가 없고 국어, 영어가 괜찮다 생각하다 시 문제를 다 틀린 후 결국 영어만 공부하기로 다짐한다. 창체 활동으로 스포츠를 하려다 인원초과로 밀려나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독서부로 활동하게 된다. 1반에 가니 눈에 띄는 한 여학생. 1반엔 남학생, 2반엔 여학생이라고 알고 있어서 당황한 기색으로 입장하자 여학생이 뭔가 잘못됨을 느끼고 책을 챙겨 나간다. 급하게 챙기느라 놓고간 노트 한권. 주인을 찾아주려하지만 아무 표시가 없는 노트라 보관하고 있다가 여학생과 마주친 후 돌려준다. 자연스레 여학생과 대화를 나누는 빈도가 높아지고 여학생이 만들어진 우등생임을 알게된다. 부모님에 의해 외고를 지원하는 여학생. 그 이야기를 듣고 같이 외고에 다니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면접을 보겠다고 결심! 예상과 다른 질문들에 당황하지만 뛰어난 순발력으로 잘 대답하고 결국 외고에 합격한다. 합격한 소식보다 중요한 여학생과의 같은 학교 입학, 여학생을 찾아가지만 이미 사라진 상태.
좋아하는 사람때문에 관심도 없던 것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어서 읽으면서 피식 했던 소설이다. 여행 유튜버 중에는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여행의 코스를 바꾸기도 한다고 하니 좋아함의 감정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본다. 영어가 최후의 선택지였지만 역시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진 않았던 그가 외고라는 선택을 하게되었다니… 면접에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그 힘의 연장선이 아니었을까… 그가 보여준 면접의 모습은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오랜 기간 준비하지도 않았던 그가 같이 학교를 다니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이뤄낸 결과는 보통 그 이상이었다.
여학생도 면접을 붙었다면 해피엔딩이었겠지만 사라지는 엔딩으로 끝나는 열린 결말은 내게 많은 상상을 하게 한다. 본인의 의지가 아닌 부모님의 의지로 가게 된 면접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첫 주체적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 아닐까, 면접을 못 봐서 부모님이 유학을 보내버린 건 아닐까 등등 많은 가능성이 있을 듯하다.
현실이 아닌 소설 속에서만이라도 해피엔딩이길 바란다. 그냥 다른 일로 조퇴한 걸로, 결국 둘은 같이 외고를 서로 의지하며 끝까지 잘 다니고 졸업한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