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리뷰를 써버렸습니다. 공모(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묵호의 꽃 (작가: 버터칼, 작품정보)
리뷰어: montesur, 17년 6월, 조회 173

리뷰란 타이틀을 달기에는 너무 낯뜨겁게 여겨지는 이 아무말 대잔치를 부디 작가님께서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를 바란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주가 저 검정머리의 까칠남과 잘될까? 금발 머리의 자상남과 잘될까?’가 같은 시답잖은 긴장 구도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대단한 장르가 로맨스가 아닐까 늘 생각한다.

내질러놓고 나니 속시원은 한데 로맨스 장르에 대해 엄청난 선입견이 있다는 고백이나 다름이 없는지라 민망스럽기도 하다.

사실 저런 시답잖은 긴장 구도를 즐겨 사용했던 장르가 또 있는데… 놀랍게도 무협이다!

그러니깐 초창기 무협소설의 장르 창시자중 하나인 양우생 같은 양반은 그 옛날 고리짝 시절에 이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면서 ‘번듯하고 글솜씨 뛰어나고 예의 바른 남자1과 건강미 넘치고 유쾌발랄한 농촌 총각2와 시니컬하고 도덕적으로 문제 많고 여주인공이랑 사사껀껀 충돌하는 검정머리  까칠남3’을 그 짝으로 제시하면서 과연 여주는 누구랑 잘될까? 로 어마무시한 분량의 소설을 뽑기도 했고 말이지…

(문제는 저 예시에서 여주가 누구랑 이어질지는 지나가는 개한테 물어봐도 너무나 뻔한지라 이야기의 긴장감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거겠지. 저거 보고도 여주가 누구랑 될지 모르겠다는 분이 정녕 있을까? 그런분이 진짜 있다면… 당신 대체 뭐가 문제인건가요??? )

사실 네크로노미콘을 펼쳐 읽고 우주적 존재에게 스스로를 기꺼이 제물로 파칠지언정 로맨스 소설만은 정신 건강과 피부 건강을 위해 가급적이면 피하고 싶었던 내가 묵호의 꽃을 읽게 된 계기는 무협물의 향기가 진하게 풍겨오는 제목과 분위기 때문이었던거 같다.

그런데 진짜 이런저런 고전적인 무협물+할리퀸 로맨스의 레퍼런스들을 잘 배합한 묘미가 상당히 쏠쏠하다.

솔이 라는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도 상당하고 말이지..

조금 아쉬운건.. 아니 사실 이 리뷰를 쓰게된 계기는 대놓고 말해 이런거다. “난 묵호랑 솔이 커플 반대입니다! 작가님!”

아니 기본적으로 살만큼 살아보고 연애할만큼 해본 아재로써 민훈같은 캐릭터는 정말이지 주인공으로서는 어쩔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의 연애대상으로써는 영 아니다~ 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그 망가진 팔 바라보며 과거 떠올리며 분노하는 유형의 캐릭터들, 그러니깐 자기 연민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면서도 자기 연민을 하는 스스로에 어느 정도 도취된 유형들 말이다. 거기에 잘생기기 까지 하면 그 조합은 정말 최악이 아닌가? 진짜.. 솔이 한테는 비밀인데 저런 캐릭터들이야 말로 바람둥이의 정석과도 같은 인물이다.

민훈에게는 채란이나 시호 아가씨 같이 능숙 하면서도 음험한 구석이 있는 캐릭터가 오히려 어울리지 않나? 싶다. 저런 근본을 들여다 보면 결국엔 뼈속까지 도련님인 타입들은 휘어 잡히지 않으면 결국 또 튀어나가 누군가 에게 청승 떨며 흘리고 다닐 타입들이다!!

그리고 또 연애대상이 누가 있더라.. 아 이름도 기억 안나는 자상남! 누구 저 캐릭터가 솔이랑 잘될거라 생각한 사람 있나요? 헤헤..

그러니깐 묵호의 꽃은 이런 시시껄렁한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이런 이야기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도 시시콜콜한 뻘소리를 한마디 보태고 싶게 만드는…

마냥 유쾌발랄 해실 대는 분위기에서 때때로 섬뜻한 느낌 까지 주는 작가님의 멋스러운 문장들 곰씹는 재미도 있고 말이지..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더 많은데 다른 훌륭한 리뷰옆에서 이러고 있는게 민폐인거 같아 글을 급 마무리한다.

아무쪼록 리뷰 공모 채택하는 작가님의 손가락이 심하게 미끄러져서 내게 50g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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