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단편의 글이지만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여운이 짙다. 글을 읽고 제목의 뜻을 찾아보았다. 실습이란 이미 배운 이론을 토대로 하여 실지로 해 보고 익히는 일이다. 작품 속에 형은 이미 부재상태다. 아무도 통하지 않는 세계에서 계절감이 느끼지 못하고 살고있다. 타인의 부유함과 달리 개인의 높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형은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서. 조금의 유예기간도 없이 공장에 일을 하러간 소년은 몸이 다쳐왔고 이내 마음도 식어갔다. 나의 세계에서 형 하나뿐인 나는 그렇게 형을 잃었다.
그렇게 다시 형의 부재 속에서 나는 사람들의 말 속에서 형의 죽음을 알아간다. 아무에게도 통하지 않는 높고 긴 아찔한 공간 속에서. 외로움과 주인공이 처한 현실의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오롯하게 형만 보았던 애틋함이 동시에 엿보였던 글이다. 조금더 이야기를 확장시켜 형의 시점으로 그의 이야기도 바라보고 싶다. 통하지 않다고 느끼던 순간 나에게 늘 물어보던 그 애와 눈이 마주쳤을 때 이야기는 긴 여운을 담고 끝이난다.
익숙한듯 하지만 같은 재료로 맛을 잘 우려낸다. 그래서 익숙한 상황묘사가 지루하지 않았고 이야기를 더 읽어보고 싶어 발빠르게 스크롤바를 누르며 내려가는 것이 이 작품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짧은 단편 속의 인물들이 하나같이 모두 일당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밑에서 계속 이야기를 파고 들어가기 보다는 일이 일어난 파동으로 함께 흔들리는 그림자 같은 이야기였다. 글을 읽으면 내 마음도 그들과 같이 흔들려 버리는 이야기라니.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적확하게 끊어내는 마지막 묘사가 이 작품의 묘미다. 질척이지 않고 묘한 대칭의 시선이 그들의 마음과 사이를 잘 나타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