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은 과연 누가 해야 하는가 감상

대상작품: 아빠는 섬 그늘에 (작가: 금서니, 작품정보)
리뷰어: Julio, 22년 6월, 조회 18

이 소설은 퇴직 후 완벽한 노후를 꿈꾸다 집안일에 치여 현실을 마주하는 한 가장의 이야기다. 은퇴한 가장이라서, 갑자기 생긴 일이여서, 딸들이 아내의 편만 들어주었기에 생기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집안일은 누구나 싫어한다. 많은 시간을 들여야하고, 몸도 힘들고, 뚜렷한 보상도 없다. 집안일을 도맡아하는 누구라도 생길 수 있는 불만이라고 생각한다.

빨래, 청소, 설거지 등등 하다보니 끝도 없는 것이 집안일이다. 이렇게 많기에 혼자 다 하려고 하다보면 감당 불가한 수준이 아니다. 집안일은 계속 하면 할수록 부족해보여서 자꾸만 늘어나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 다 떠밀 수 없는 종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일이 많다는 핑계로 누군가에게 전가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집안일을 다 도맡아 하는 사람도 그 일을 하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투자할 수도 있다. 시간이 넘쳐나기에 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 소설 속 주인공도 불만만 가져서는 안된다. 본인이 은퇴하기 전 누가 했을지, 그 누군가가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안일은 언제나 많았고 누군가가 그 일을 해나갔을 것이다. 만약 은퇴하기 전부터 집안일을 골고루 나누어서 해나갔다면 지금 누구도 불만하지 않았을까. 혼자하면 엄청나게 많아보이는 일들이지만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분업화하고 오랫동안 그 일을 각자가 해나갔다면 집안 구조의 변화가 생겨도 서로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을 듯 하다.

옛날 얘기도 꺼낼 필요가 없다. 지금과 과거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조건이 다른데 왜 같은 과정과 결과를 기대하는 것일까… 우리 모두 우리 자신을 되돌아봐야한다. 스스로의 비참한 순간이 오기 전에, 내가 같이 나눌 수 있는 일을 한 특정 인물에게 다 부담하게 하고 있지 않은지. 집안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조금씩 나누자.

나의 시간이 소중한 만큼 모두의 시간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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