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의 영원, 찰나의 사랑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영원한 것을 동경해서 (작가: 샤유, 작품정보)
리뷰어: 0제야, 22년 4월, 조회 111

SF에서 기술은 인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 안에서 사람은 무한한 생명을 얻거나, 우주를 탐사하기도 하고, 새로운 지적 생명체를 발견하거나 상상도 못한 현상을 관측한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기에 사람들은 미래를 동경한다. 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픽션 속 모든 사건을 통해 인물의 감정은 고조되거나 안정을 찾는다. 픽션 안에서 거대하거나 사소한 기술의 변화가 감싸고 있는 건 감정이어야 한다. 소설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기쁨과 슬픔, 사랑과 이별, 증오와 화해는 미래에도 유효하다.

이미 공간으로는 허구까지, 시간으로는 종말 이후까지 픽션의 범위는 확장되었다. 그러나 소설은 거시적인 동시에 개인의 미시적 생각까지 꿰뚫어 본다. 사회적 이슈나 범우주적 멸망, 개인과 개인의 사소한 관계까지 소설이 건드리지 못할 영역은 없다. 그러므로 독자는 픽션, 특히 SF의 확장성에 많은 기대를 건다. 기술의 발달은 자연스레 시공간의 확대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비롯한 이동수단의 발달로 지구는 좁아지다가 결국 마을이 되었다. 이동하는 데에 수 개월이 걸릴 곳에 이제는 하루도 되지 않아 도착할 수 있다. 불과 백 년 안에 이룩한 발전이 이러한데 수백, 수천 년이 더 흐른다면 인간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이 질문에는 보수적인 답변과 급진적인 답변이 모두 가능하겠다. 미래의 인간 문명은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을 정도로 온건하거나 전혀 꿈도 꾸지 못한 방향으로의 전환이 발생할 것이다. 이는 흥미로운 예측이다. 백 년 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발견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인간이 우주로 나가는 것은 떠올릴 수 있었다. 종잇장만큼 얇아지는 디스플레이의 개발은 미신에 가까웠지만, 괴생물체의 합성은 상상 가능한 범위였다. 이처럼 기술은 때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뻗어가거나 한없이 정체된다.

여기 인간의 잔혹함과 이기심은 그대로 보존된 채 기술만 극단으로 발전되어버린 세계가 있다. 샤유 작가의 소설 〈영원한 것을 동경해서〉는 우주로 인간 삶의 영역이 확장된 어느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 안에는 어딘가 크게 어긋나버린 사랑과 돌이킬 수 없는 죽음, 방향성을 잃은 세계가 포함된다. 그것은 하나의 ‘동경’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찰나의 인간은 영원을 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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