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한테 너무 그러지 말아요 단상

대상작품: 언제나 밤인 세계 (작가: 하지은,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22년 3월, 조회 77

브릿G의 추천으로 평소 읽던 장르와 다른 작품을 읽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제목이어서 소개문을 봤더니, 정말로 내내 밤인 세계가 아닌 비유적인 의미라서 딱 거기까지만 읽고 말았던 작품을요. 어쩌면 작중 누군가의 고향은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 분위기는 애가 아픈 집에서 보일 법한 딱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이러지 않았던 때가 있긴 했는데, 이젠 옛날 일일 뿐입니다. 정말 마음가짐에 따라 세상은 지옥도 되고 천국도 된다고 느꼈어요. 거기다 주인공들은 이제 막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글이 시작될 때 태어났고요. 그런 애가, 아직도 보호와 지지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아이가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이야기를 아무 준비도 없이 들었으니 충격은 정말 어마무시했을 겁니다. 믿고 사랑하고 따랐던 만큼 더 아팠을 것 같아요.

물론 가족들도 아팠죠. 처음에는 영문을 몰랐지만 이런 상태가 익숙해지고 악화될수록 더 반목하다가 이젠 겉모습까지 바뀔 정도로 몸도 아프게 됐습니다. 가문의 평판도 나빠졌고요.

자신을 해치는 존재를 좋아하기란 힘듭니다. 제목부터 애한테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라고 했지만, 아마 저택의 하인이거나 가족의 위치에 제가 있었다면 이런 말을 듣고 제정신이냐고 했을 겁니다. 저건 악마의 자식이라 버림받았어도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식의 발언을 한 뒤 세계에서 퇴장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그야 일단 무섭잖아요. 어리고 이동에 제약이 많은 건 문제 같지도 않을 만큼요.

그렇지만, 글 안에도 밖에도 있는 사람으로서 한 번만 더 생각해서, 혼자 무서워했을 아이를 딱하다고 느낀 지금을 잊지 않으려 리뷰를 썼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 자랄 수는 있는지조차 모르는 데다가 어쩌면 어릴 적 폭력이 귀엽게 느껴질 만큼 무시무시하게 크더라도, 아직은 제게 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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