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일까? 환청이겠지? 의뢰(감상) 브릿G추천 이달의리뷰

대상작품: 그 소리 (작가: 리리브, 작품정보)
리뷰어: 코코아드림, 22년 2월, 조회 106

*본 리뷰는 단편 ‘그 소리’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소음은 때때로 우리를 괴롭게 만든다. 어느 여름날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귓가에 들리는 ‘위이잉’ 소리라던가 분명 나는 조용한 방 안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콘크리트 벽을 넘어 들려오는 윗집인지 앞집인지 아니면 옆집인지 알 수 없는 이웃의 대화소리 같은 것 말이다. 백색소음 같이 사람의 마음에 안정을 주는 종류의 소음을 일부러 찾아듣는 경우도 있다지만 이런 종류의 소음은 안정은 커녕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때로는 견디다 못해 속에서 화가 들끓게 만들거나 과할 정도의 예민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그 소리’의 화자는 그 출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소음의 피해자다. 십여년 전 우연히 화장실에 들어가 볼 일을 보고 나오던 중 화자는 알 수 없는 소리와 조우하게 된다. 그 날 이후 십여년 가량을(그리고 어쩌면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점 이후에도) 자신을 괴롭혀온 그 소리 말이다. 단순히 사람의 숨소리라 치부할 수도 없던 그 소음을 들으면서 화자의 신경은 최고조로 날이 서게 된다. 때문에 화자는 소리의 근원을 찾아보기로 한다. 만약 위급 상황에 처한 사람이 내는 소리라면 당장 도움을 요청해야 했으니까. 차라리 이 소리의 근원을 찾는 것을 포기했다면, 정말로 긴급한 상황의 환자가 발생한 상황이었다면 화자의 현 상태는 지금보다 더 나았을까?

흥미로운 지점은 우리도 그렇지만 화자는 그 소리의 근원이 어디인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화장실 문도 끝까지 다 열어봤지만 결국 나온 것은 없었다. 그러나 화자의 묘사는 마치 공포의 근원을 마주한 것과 같은 인상을 준다. 정작 마주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도 말이다. 거기서부터 화자의 본격적인 공포가 시작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화자는 스스로 그 공포를 이겨내야 하는 입장에 처해버렸다. 그러나 그 공포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화자는 항상 두려움에 빠져 살아야 하는가? 슬프게도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화자가 소음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부분이자 화자의 미래가 결정되는 부분이라 볼 수 있다. 이제 그 부분은 독자인 우리가 상상해볼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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