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대학의 한 구분으로 대학의 학부 과정을 마치고 연구 ·교육에 종사하는 최상층의 교육기관.
학업에 뜻을 둔 사람들이 진학해 심도 있는 공부를 하는 곳.
현실은 교수님들의 노예인 대학원생들이 서식하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자신도 모르게 세상을 여러 번 구했지만, 교수님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에어컨을 살 돈을 벌기 위해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는 머랭 교수의 랩실 소속 대학원생들을 보면 그저 안쓰럽다. (분명 머랭 교수도 세상을 구하는 것에 일조하기는 했는데, 동정심이 들지 않는단 말이지. 아무래도 머랭이 절대 갑의 위치인 교수여서 그런 걸까?)
어느 날 머랭 교수가 정체불명의 장치를 연구하겠다고-사실은 회의실을 장식하기 위한 소품이 필요해서-덜컥 가져오면서 이과생들의 활약이 시작된다. 그것(G-GUT: Gravity-Gradient Universal Transformer)이라 명명된 장치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소원을 비는 것을 보고 처음엔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결과를 보니 납득이 되더라. 만약 나같은 사람이 소원을 빌었다면 더위를 피하기는 커녕 지구를 멸망시켰을 것 같다. 더위를 피하는 데 그렇게까지 정밀한 조건을 걸어야 할 줄은 몰랐으니까. 소원은 그냥 빌면 되는 것 아니었냐구.
더위를 피하기 위해 빌었던 각종 소원들이 소행성을 비켜가게 하고, 대형 화재를 막아내고, 핵전쟁을 막아낸 걸 알게 되면 대학원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뿌듯함? 자랑스러움? 보람? 대견함? 사실 그런 감정보다는 머랭교수의 닦달과 과제, 더위를 피하게 해달라는 것 외엔 아무 생각이 없을 것 같다. 에어컨 한 대도 없는 좁은 회의실에서 더위에 푹푹 삶겨지며 교수님의 압박을 받아가며 머리를 쓰는 일은… 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한시바삐 모니, 플린, 라이가 회의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를 바란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