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브론테 하면 <폭풍의 언덕>이고, 서른 살 나이에 요절하기 1년 전에 쓴 유일한 소설입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세계문학전집 중 이 책이 참 재밌구나, 싶었지 히스클리프가 막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이야기를 끌어가는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빨려가는구나 싶은 이야기였거든요.
시간이 지나 어느날 누군가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서 어떤 여자분이 대답하기를 <폭풍의 언덕>에 나오는 히스클리트라는 답을 보게 되었습니다. ‘히스클리프?’ 그 인물이 그렇게 매력적이었던가. 어렸을 때 읽었기에 그 인물이 그렇게 매력적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어 기억을 더듬다가 다시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사람마다 꽂히는 포인트가 하나씩 있는 것처럼 다시 <폭풍의 언덕>을 읽었지만 누군가가 답한 것처럼 그이가 그렇게 확 와닿지 않았어요. 지독하리 만치 음산하고 야만적인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거든요. 이해되지 않는 감정선을 가진 그이기에 생각이 날 때마다 한 번씩 재독을 하며 다시 의문을 품고 내려 놓았던 작품입니다.
여러 해가 지나고 나서야 왜 그 분이 이상형으로 ‘히스클리프’를 뽑았는지 이해가 갔어요. kalsavina 작가님이 그린 <에밀리처럼 죽고 싶다면>은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책입니다. 작가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그의 작품을 전작을 하고, 에세이를 따라 읽은 적은 있지만 작가의 마지막 순간의 ‘죽음’을 따라 하고 싶은 작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글을 읽는 내내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글을 읽었고, 작품 중간중간에 나오는 소소한 유머들이 웃음 짓게 만드네요.
이야기의 코드가 좋아서 세계문학 속 다른 작가의 다른 이야기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밀리 브론테의 죽음에 대해 이해를 하고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면서 찾는 각가지 방법이 블랙 코메디처럼 느껴졌어요. 작품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더 신선했던 것 같아요. 짧지만 다각도로 연구를 한 그의 실패담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하는구나 싶은 이야기였거든요.
책은 혼자 읽는 거라지만 이럴 때마다 나도 좀 분발해볼까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에밀리 브론테를 좋아하고 세계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 친근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작품에 대해 세세하게 리뷰를 쓰고 싶지만 작품에서 더 깊이 공감 하시라고 자세한 이야기는 스킵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