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선율의 우주 – 밀리의 음악과 자유의지에 대하여 –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Excαlibur (작가: 냉동쌀, 작품정보)
리뷰어: NahrDijla, 21년 11월, 조회 48

서늘한 선율의 우주

~ 밀리의 음악과 자유의지에 대하여 ~

 

mili라는 밴드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밀리의 곡의 스타일을 따지자면 피아노와 스트링을 중심으로한 서정적이면서도 classical 스타일이 주라고 볼 수 잇습니다. 그러면서도 Space Colony의 곡처럼 밴드풍의 문법에 충실한 곡 뿐만이 아닌 최근의 앨범 To kill a living book의 수록곡 Iron LotusChildren of the City 처럼 전자음악 스타일의 곡도 소화해내는 등 다채로운 문법과 색채를 보여주는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작가님이 소개해주신 곡들을 보면 엑스칼리버라는 곡은 내적으로 imagined flight -> Cerebrite -> Space Colony의 순으로 스토리가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각각의 곡들의 리뷰와 함께 소설과의 연관성을 가볍게 짚어보고자 합니다.

 

밀리의 곡은 재미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imagined flight의 가장 큰 특징은 조성(음악에서 으뜸음에 의하여 질서와 통일을 가지게 되는 여러 음의 체계적 현상/지식백과)을 넘나드는 드라마틱한 구성입니다. 처음의 화려한 피아노의 선율을 따라 전개되는 서정적인 선율은 이후 메이저 선율의 부드러운 느낌을 거쳐 마치 선언같은 다음의 가사에서 경직됩니다.

 

Repress
억압하라
Manipulate
자극하라
Dominate
지배하라

 

그렇게 경직이 되는 순간 분위기는 급반전 되며 위험스러운 음정은 글리치의 사운드와 합을 이루며 점진적으로 크례센도 되듯 고조된 후 대단원에 이르게 됩니다.

 

Rewind your clockwork mainspring
네 시계 태엽을 다시 감아
Unite yourselves as one
너 자신을 하나로 합쳐
For the good of everyone
우리 모두를 위해

 

시계 태엽이라는 것은 기계장치의 부속품 중 하나입니다. 그것이 ‘너’라는 대상으로 집약된다는 점에서 이 곡은 기계 장치의 등장을 암시함과 동시에 주인공의 존재와 엮여지는 감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Arcturus, Spica, Cor Caroli, Denebola
아크투루스 – 스피카 – 콜 카롤리 – 데네볼라
That will be our diamond ring
그게 우리의 다이아몬드 반지야
Outer space ceremony
우주 공간에서의 결혼식
Know that my love is present
내 사랑이 존재한다는 걸 알아줘

 

그런 기계장치로 이뤄진 인간과의 결혼은 우주적인 배경에서 이뤄집니다. 그 것의 예물은 별들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입니다. 이 매개물은 작중 망가져가는 선배의 희망이 ‘나’에게로 이어지는 상징적인 역할을 합니다.

 

cerebrite의 인트로는 격렬한  스타카토 피아노와 스트링베이스의 폭풍 속에서 시작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연주는 보컬이 이어받으며 격렬함을 유지하다가, 4박자로 서정적인 선율과 함께 긴장이 풀립니다. 그렇게 이어진 선율은Captivating hypnotizing fascinating utopia 부분에서 밝은 선율과 서정적인 선율이 대조 되며 텐션을 유지합니다. 그렇게 곡은 다시금 인트로의 보컬 파트로 돌아오며 격렬한 분위기와 함께 마무리됩니다.

 

Spin and spin
돌고 돌아
Forget all your worries
네 걱정은 다 잊어버려
Spin and spin
돌고 돌아
Forget your identity
네 정체성도 잊어버려
Step on my shoulders
나의 어깨를 딛어
Do you see the new lovely lonely empty heavenly world?
새롭고 사랑스럽지만 외롭고 공허하면서도 신성한 세계가 보이니?

 

‘엑스칼리버’에서도 어깨를 딛는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는 그 사람의 유지를 잇는다는 의미로 사용된 만큼 의미심장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으니 곧 죽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외롭고 공허하면서도 신성한 세계에 닿기 위해서 걱정과 불안은 물론 정체성까지 잃어버려야만 닿을 수 있습니다. 이 역설적인 유토피아는 누군가의 희생으로만 세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Set your sails
너의 돛을 펼쳐
Age of Discovery
대항해 시대가 왔으니
Godspeed into your dreams
너의 꿈에 성공을 빌어줄게

Sinking spaceship falls out into the sky
가라앉고 있는 우주선은 하늘로부터 떨어져
And your life goes free
그리고 너의 삶은 자유롭게
Dancing in vacuity
공허속에서 춤을 춰

Bursting in the sky
하늘에서 폭발하고 있어
shimmering twilight
반짝거리는 황혼
Galaxies ignite
불타는 은하
Stars shall nevers rise
별들은 다신 떠오르지 않을 거야

 

이들은 유토피아를 향해 우주를 항해하지만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이기 때문일까요. 결국 닿지 못해 파국에 이릅니다. 하지만 너의 꿈에 성공을 빌어준다는 것으로 보아 이 파국은 예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끝내 별들은 다신 떠오르지 않을 거야라는 부분에서 나의 죽음은 결국 벌어집니다.

 

Space Colony는 밴드풍의 곡으로 정적과 동적의 완급 대비가 훌륭한 작품입니다. 정적인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우주비행사 목소리의 샘플링으로 시작된 노래는 이후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기타 솔로로 첫 매듭을 가집니다. 이후 코드만 짚은 피아노와 심플한 기타 리프와 신스 사운드로 나직히 진행된 노래는 코러스에 이르러서 다시 한 번 동적과 정적의 대비를 이룹니다. 그렇게 정적으로 대담처럼 진행되는 보컬 이후에는 기타 솔로로 이어지며 한번에 쉼을 거친 후 코러스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정적과 동적의 대비가 적절히 이뤄진 곡은 적당한 긴장과 함께 유려한 느낌을 줍니다.

 


유메

I see you.
나는 너를 보았다.

創世
소세이
창세

I say you.
나는 네게 말했다.


유메

I see you.
나는 너를 보았다.

I know,
나는 안다,

You may die.
너는 죽을 것이다.

 

유메 – 소세이의 라임으로 이뤄진 이 부분은 끝내 네가 죽을 거라 하며 비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는 작중에서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있던 선배의 존재로 반영된 듯 보입니다. 선배의 자각은 후에 이르러서는 끝내 프로젝트의 종막 – 방주의 파괴로 이어집니다. 다음을 살펴보면 명징하게 알 수 있습니다.

 

飛び立つ。
토비타츠.
날아서.

僕らを乗せた箱舟は、
보쿠라오 노세타 하코후네와,
우리들을 태우고 있던 방주는,

重さに逆らい続けていだ。
오모사니 사카라이 츠즈케테이타.
무거움에 계속해서 저항하고 있었다.

壊れた。
코와레타.
부서졌다.

僕らの希望の箱舟は、
보쿠라노 키보우노 하코후네와,
우리들의 희망의 방주는,

弾けた夢と堕ちて消えて行った。
하지케타 유메토 오치테 키에테 잇타.
터져버린 꿈과 함께 추락해 사라져 버렸다.

 

마지막으로 엑스칼리버에 대한 곡의 리뷰는 넘어가겠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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