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믹 호러를 기다리며 공모(감상)

대상작품: 적선(The Red Line) (작가: xodam, 작품정보)
리뷰어: 바실리스쿠스, 20년 12월, 조회 76

멸망을 기다리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순간에 미치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모르는 인간의 관점이 제게는 신선하게 와닿았습니다.

 

예전에 ‘디즈 파이널 아워스’란 영화를 감명깊게 보았었는데 한국판 소설에서도 비슷한 향취를 느낄 수 있어 뭔가 기쁘면서도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근래 코로나 때문에 사회 분위기가 점점 각박해지고 어려워지는 풍경이 느껴져 적선이 갑자기 닥쳐온 코로나와 같으니까요,

허나 디스 파이널 아워스처럼 극적이기 보다는 그냥 인간이 세워놓은 세상이 천천히 무너지는 풍경을 잘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의 병폐가 녹아들어 이런 것과 함께 결국 무너져가는 인간 세계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꿈을 키워가는데 어른들이 세워놓은 세상은 현실을 깨닫고 무너지는 대조적 구성 또한 살벌하면서도 현실적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적선으로 인해 완벽한 광기와 파멸로 끝맺지 않은 점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ㅎㅎ

 

배우의 존재도 그렇게 공감되는 것은 아니었고 멸망 과정에서 일어나는 파장과 소름도 담담하게 미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 때문인지 흥미롭게 전개되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이 품고 있는 적선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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