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5분짜리 음악을 듣는 듯 길게 이어지다가 종장에 가서 끝이 납니다.
마치 일상의 단조로움 속에서 나를 구원하는 ‘당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그동안 품고 있었던 사랑, 무의식적 감정을 이끌어내어 멀리서 다가오는 님에 대한 나의 모든 생각을 풀어내는 것 같은 이야기입니다.
허나 아쉽게도 지나친 독백과 감정의 풀어헤침이 산만함을 유발하고 쓰는 이와 읽는 이 모두를 정제되지 않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고 갑니다.
행동이 감정으로 변하고 감정이 사물로 변화하며 사물은 더 나아가 자연환경으로 끝없이 변화합니다.
자연이라는 변화무쌍한 존재만큼 당신이라는 한 생명체도 그와 닮아있어 내 곁에 계속 머물지를 않고 끝없이 멀어지고 이어지기를 반복하니 ‘화자’의 마음을 들추어보면 허망하면서도 마음이 씁쓸해졌습니다.
현실에서 연인이 아웅다웅하며 즐겁기만 한 이야기에서 탈피해 그 뒷면에 숨쉬며 우리의 가슴을 애닳게 하는 버려질 지 모른다는 공포와 영원히 이어지지 못하는 사랑의 한계성을 의식의 흐름으로 파고든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런 류의 의식의 흐름에 대해서는 어떠한 비평도 가당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풀어놓으면 마치 강가의 산란하는 햇빛이 무수한 물고기 떼의 맥동질로 보이는 것처럼 어떠한 답도 내리고 싶지 않다는 게 저의 감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