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오실 때에는 1~6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샌프란시스코에 오실 때에는 – 1 (작가: Clouidy, 작품정보)
리뷰어: Campfire, 20년 10월, 조회 56

너무 전형적인 프리퀄 작품이었습니다. 대행 사무소에 취직, 줄리아와의 만남, 갑작스레 시작한 일, 소동, 소동을 통한 캐릭터 이해, 사건해결 후 한층 돈독해진 두 주인공.

프로씬에도 이렇게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지적하긴 조심스럽습니다만, 솔직히 구태의연한 감이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추측을 해보자면, 작가님은 ‘두 주인공의 만남을 다루는 단편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먼저 하시고 그에 맞춰 스토리를 짜는 순서로 글을 쓰신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상상의 폭이 좁아지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를테면 A라는 스토리가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죽는 전개로 가면 더 재밌어진다고 해도, A가 B라는 작품의 프리퀄이라면 절대로 주인공이 죽으면 안 돼죠. 이미 B에서 보인 캐릭터성도 바뀌면 안 되고요. 그래서 스토리의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내지 못하고, B와 모순이 없게 적당히 쓸 수 밖에 없었다…라는 게 제 추리입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구성에 대해 고민이시라고 하셨는데, 이 작품의 경우엔 제약없는 발상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내침김에 전작인 ‘사이버펑크는 인공비의 꿈을 꾸는가?’까지 읽어보았는데, 개인적으론 샌프란시스코보단 인공비 쪽이 훨씬 더 괜찮았어요. 작가님의 말씀대로 저도 결말은 좀 아쉽긴 했습니다만 모양새는 제대로 갖춰져 있었거든요. 조금 첨언하자면, 인공비의 문제는 악역이 있는 범죄소설은 약역이 주인공 이상으로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는 명제를 간과하신 점이 아닐까 하네요. 정말로 악역을 또하나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악역이 그런 식의 결말을 맞게 쓰시지는 않으셨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래저래 시퀄까지 포함해서 감평을 썼습니다만, 정리해보자면 ‘인공비에는 있고 샌프란시스코에는 없는 것’은 ‘유니크한 부분’이다,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는 것 같네요. 뭐가 됐건 범죄스릴러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니, 세일즈포인트로 삼을 만한 요소는 있어야 어필이 될 것 같습니다. 쉽게 가자면 잔혹범죄를 다루는 거겠죠. 물론 그건 작품의 성향에 맞지 않은 스타일이지만요. 개인적으로 그런 이유로 샌프란시스코는 아직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은 도입부가 가장 재밌었습니다. 그냥 마음껏 필력을 뽐내는 것만으로 읽을 맛이 있었거든요. 그만큼 그 이후의 사건은 임팩트가 부족했던 게 아닐까 싶네요. 프리퀄임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재미만을 목적으로 쓰시면 더 괜찮은 글이 나올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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