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나 문피아에서 연재하셔도 될 만큼 매화의 호흡과 길이가 적당합니다.
또한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서술과 상황 전개도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글 속에서 음율이 느껴지는 것 같고 캐릭터와 배경이 풍기는 분위기는 동양 판타지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소설의 제목이 요근래 상업형 판타지들과 비교해볼 때는 그 임팩트가 낮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동양풍의 은은하며 서정적인 제목보다 자극적이고 눈에 띄며 이해하기 쉬운 웹소설 제목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동양풍의 이름을 단 소설이 더욱 주목을 받아야 하지 않나 하며 개인적인 아쉬움이 듭니다.
글의 구성에 있어 약간 아쉬운 부분은 프롤로그에서 시작해 ‘불타버려라. 흔적조차 남지 않게(3)’화까지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긴장감이 잘 연결되다가 그 다음 화인 추적자와 불청객(1)에서는 시간 흐름이나 주인공 변경에 대한 예고 없이 주인공 외의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여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저를 포함해 몇몇 웹소설 독자는 1화부터 5화까지 소설을 읽어보고 계속 읽을 지를 결정하는데 4화 이후에 주인공이 증발해버리고 군상극처럼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이 상황을 설명하고 배경을 유추해야 하면서 딥하게 읽는 독자가 아닌 빠르고 가볍게 읽는 독자들에게는 어필하기 힘든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컴퓨터 환경에서 읽어보면 그나마 이해하기 쉬웠지만 모바일 폰으로 읽는 독자들은 주인공이 바뀜으로 인해 5화 이후에 이어질 거라 예상했던
주인공이 위급하고 급박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해나갈까에 대한 초점이 아닌
주인공이 아닌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며 무언가를 설명하고 또 다른 어떤 이들이 등장하면서 갑자기 늘어나는 등장인물과 새로운 상황, 다른 인물의 매력을 이해해야 하는 시간이 추가되면서 흥미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초반부에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이 많은데 아무래도 요즘 웹소설의 특성상 캐릭터 시점으로만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에 익숙한 저로서는 배경과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극 속으로 이입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히려 이 소설의 강점인 서정적이며 강렬한 분위기와 캐릭터가 처한 안타까운 상황을 잘 풀어가는 방식으로 서술한다면 조금 더 독자들이 깊게 이해하고 잘 따라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양판타지에 익숙하지 않고 작가님의 세계관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독자들을 위해
조금 더 등장인물을 줄이고 주인공 위주의 빠른 서술과 거기에 조력하는 조연 캐릭터들의 합류로 극을 진행해보면 어쩔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디 건필하시고 추운 가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