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택지를 선택하더라도 희망은 없는… 감상

대상작품: 소비자 희망 가격 (작가: 이일경, 작품정보)
리뷰어: 이사금, 20년 9월, 조회 61

어린 시절에 학교 도서관인지 마을 도서관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좀 독특한 구성의 소설 책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일종의 공포소설이었지만 소설 초반에 배경과 설정이 설명되고 한 단원 아래에는 여러 선택지가 있어 그 선택지가 가리키는 페이지로 들어가면 내용이 이어지는 소설이었어요.

대강 어린 시절 흐릿한 기억을 조합하자면 유령이 나오며 사람이 실종되는 호텔에 묵게 된 주인공이 유령들의 농간에 빠져 호텔 안을 헤매며 목숨의 위협을 받다가 마지막에는 무사히 호텔을 탈출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끔찍한 엔딩을 맞이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괴담 소설이기 때문에 배드엔딩이 독보적으로 많았던 것 같은 느낌.

일종의 게임을 텍스트로 바꿔놓은 듯한 소설이었는데 정확한 명칭은 몰라도 그동안 읽었던 괴담 소설들과는 다른 형식이었기 때문에 제목은 잊어버렸어도 내용은 기억에 오래 남았는데 잘만 하면 요새 공포소설로도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거나 소재로 활용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소설 <소비자 희망가격>은 어린 시절 읽었던 선택지 소설의 추억을 연상하게 만들면서도 당시 꼬꼬마가 읽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 단편 마지막의 선택지를 고르면 완결 소설방의 선택지 항목으로 이동하여 (* 참고 : 선택지 https://britg.kr/novel-group/novel-posts/?novel_post_id=121330) 그 다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다른 분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웹소설에 최적화된 방식이라고 할까요. 다만 소설 속 주인공은 어떤 선택지를 택하더라도 배드엔딩을 피할 수 없으니 불쌍한 느낌. 제가 아직 웹소설을 많이 읽어본 입장이 아니기에 이런 시도를 한 다른 작품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공포소설로 이런 구성을 띈 작품을 웹소설로 접한 것은 처음이기에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거기다 어떤 선택지를 선택하면 처음 회피한 선택지가 다시 나오는 등 일종의 루프물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선택하는 우리는 주인공을 구해줄 수는 없지만요. 하지만 공포소설이 주인공의 고통을 보는 장르나 마찬가지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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