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손을 뻗어 모두 각자 희망의 빛을 꼭 움켜쥐었으면…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이세계 금속공장 (작가: 납자루, 작품정보)
리뷰어: 잭와일드, 20년 7월, 조회 51

납자루 작가의 <이세계 금속공장>는 복숭아꽃을 연상시키는 소설이었다. 구로구에 위치한 낡은 금속공장은 언제나 철문이 굳게 닫겨 있다. 그렇지만 뒷문으로는 새로운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마치 복숭아꽃이 만발해 있는 어느 산속을 헤메다 우연히 동굴 속으로 통하는 무릉도원을 발견했다는 익숙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복숭아꽃의 꽃말은 매력’, ‘유혹’, ‘희망용서이다. 복숭아꽃은 낙원 또는 이상향을 상징하는 꽃이다. 낙원이란 현실 공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와 상상에 의해 설정된 희망의 공간이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에서 어부가 거슬러 올라갔던 강의 양쪽 기슭은 복숭아꽃이 만발해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인간이 꿈꾸는 이상향에는 왜 복숭아꽃이 피어 있을까? 그 수많은 꽃 가운데 왜 복숭아꽃이 선경을 상징하는 꽃으로 선정되었을까? 이상향에 피어 있는 꽃의 일차적인 조건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워야 하고, 또 신비로움을 내포하는 꽃이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복숭아가 가지고 있는 불로장생의 선과(仙果)라는 이미지와 이상향을 꿈꾸는 인간의 소망이 결합하여 복숭아나무를 그곳에 자라는 식물로 만들지 않았을까?

 

그리스어없는(ou-)’장소(toppos)’라는 두 말을 결합하여 만든 용어인유토피아 (Utopia)’ 처럼 대부분의 이상향들은 현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곳이거나 천국처럼 죽어서나 도달할 수 있는 곳으로 묘사된다. 납자루 작가의 <이세계 금속공장>을 읽으며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친근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진정으로 꿈꾸는 그곳은 각종 금은보화가 넘실거리는엘도라도도 축복 받은 이들만 살 수 있는엘리시움도 아닐 수 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은 꽃잎이 아름답게 흩날리는 복숭아나무 아래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소탈하고 평범한 곳 아닐까?

 

<이세계 금속공장>의 등장인물들이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도 손을 뻗어 각자 희망의 빛을 꼭 움켜쥐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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