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독특하게도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던 주인공이 좀비 사태가 끝난 이후 다시 단골 카페를 찾게 되며
일상 속에 이어지는 일들을 주제로 합니다.
이야기가 크게 긴장감이 있거나, 수수께끼를 제시하거나, 자극적인 반전 같은 게 없더라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좋은 소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이 이야기는
오랜만에 단골 카페를 방문했더니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니라 웬 무례한 남자가 자리를 잡고 있을 때의 당혹감,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를 유리창 너머 좀비 치료자로 만났을 때의 미묘한 반가움과 긴장감,
다시 커피를 마시게 되었을 때의 즐거움, 무례한 사람이 사라지고 내가 기억하던 그 사람이 다시 있을 때의 반가움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 사는 이야기의 편안함과 여운 같은 것이 저는 참 좋았네요.
마지막에 끝나는 장면도 좋았고요.
좋은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작품 특유의 부드러운 감성이 저는 마음에 듭니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이런 한 여름 같은 따스함과 푸근함을 느끼게 해준 고양이 점장과 주인공의 이야기를
앞으로 볼 수 없을 거란 점이 아쉬울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