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 화자의 서술로 시작되는 글은 쉽게 시작할 수 있으나, 깔끔한 결말은 어려운 일입니다.
내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로 시작되는 부분은 읽는 독자에게 자연스레 이입의 감정을 줍니다. 우리들, 재밌는 얘기 듣는 거 좋아하잖아요. 그러나 내용이 한 번 꼬여버리면 용두사미의 전형적인 글이 되어버리는 타입이기도 하죠. 다 읽고도 어리둥절 무슨 내용이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면, 그 이야기꾼은 실패한 겁니다.
그런 많은 글들을 봐와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소설은 40대 가장의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화자는 마침, 재앙처럼 일어난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좋아하는 낚시도 가지 못하고 주변의 눈치만 봅니다. 네, 평범하고 소심한 일반인입니다. 그런데 뭔가에 홀리듯이 그는 취소했었던 밤낚시를 혼자라도 가기로 결심합니다. 데려다주는 선주는 세월호 사건으로 손님이 다 떨어져 나갔다고 욕지거리를 퍼붓고, 화자는 낚시를 하러 온 자신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그러나 바다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화자는 수면을 취한 후 자정부터 슬슬 밤낚시를 준비합니다……
제목인 [ufo와 49재]는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재 같아 보입니다.
각기 따로 두면 그런데 묘하게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은 기담입니다.
서양의 기담과, 동양의 기담인 거죠.
그리고 둘 다, 하늘과 승천에 관련이 있습니다.
이 기담을 기반삼아 작가님은 절묘하게 믹스하여 세월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은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좋은 문장과 호흡으로 듣는 우리, 아니 독자들을 몰입하게 합니다. 짧은 분량이지만 충분히 묵직한 글입니다.
후반부 나타나는 죽은 아이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부분은 최대한 조심히 절제하면서도, 단지 툭 던지는 아이들의 대사를 통해서 순간 눈물이 팽 돌게 만듭니다.
결국 이 글은 추모 글입니다.
그리고 별다른 신파적 표현 없이도 독자가 충분히 읽으면서 아이들을 떠올리게 하고, 그동안 잊고 있던 것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다 읽고 난 뒤 리뷰를 위해 다시 한 번 찾아봄에도 여전히 그 울림이 가시질 않네요.
특히나 이 리뷰의 제목인 “우리 괜찮으니까, 가서 꼭 괜찮다고 전해주세요”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이 글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대사이자, 리뷰를 쓰게 만든 원인입니다. (ㅠㅡㅜ)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여담으로, 강조를 위해 볼드체 처리한 부분이나 중후반부 글자 서식이 달라짐이 보이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서식으로 통일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중간 중간 강조되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자꾸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