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마리 앙투와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네요. 그런데 만들어진 그 한마디가 프랑스 민중들의 분노를 일으켰고, 마리 앙투와네트를 단두대로 보낸 말이 되었습니다. 빵이란 대중에게 대체될 수 없고 침해될 수 없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빵은 케이크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빵은 결국 사람들(대중)이 만듭니다. 빵 안에 들어간 재료에는 재료를 만든 각 사람의 고생과 슬픈 사연이 들어 있기 마련입니다. 빵으로 변화하는 순간에도 빵쟁이의 고생과 사연이 들어갑니다. 그러니 <빵>을 먹는다는 것은 단지 상품을 먹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고생과 사연을 먹는 행위가 됩니다. 작품 <빵>의 <주인공>이 회사에서 잘리고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이후에 저녁마다 <빵을 사 먹는다>는 행위는 <사회와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빵>이라는 작품 자체가 <작가>라는 길에 대한 슬픈 인식일 수 있겠습니다. <빵>을 비유적으로 <이야기>라고 생각할 때 결국 <빵쟁이:작가>는 항상 격한 슬픔 속에서만 새로운 <빵:이야기>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의 마음에 위안을 주기 위해 항상 슬픔에 젖어 있어야 하는 <작가>라는 길에 대한 비유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빵>은 양질의 양식이니 작가님의 슬픔을 제가 맛있게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