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JIMOO 님께서 작성해주신 리뷰
를 읽고, 제 글을 전반적으로 돌아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리뷰어께서는 웹소설과 장르소설 전반에 걸쳐 추리/미스터리, 그리고 광의의 스릴러라 할 만한 작품까지 고루 섭렵하신 분입니다.
아래의 글은, JIMOO 님의 리뷰에 대한 저의 견해입니다.
1.
기획 의도만이 아니라, 작중에 녹여낸 설정까지 꿰뚫어보시고 나아가 향후 주인공이 겪을 딜레마까지 예측하셔서, 솔직히 말해 제 미공개 원고를 훔쳐봤나 싶을 정도로 뜨끔했습니다.
1장 16-19화에 걸쳐 심문단의 심문이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 하에) 진행됩니다. 이들은 케인이 사람을 죽였으리라는 근거를 주인공에게 조목조목 설명합니다. 정치적 배경까지 곁들이며.
주인공은 주인공답게 그 주장의 논리와 정계의 대립관계는 납득하지만, ‘자신이 아는 케인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라는 주장 하나로 심문단에게 맞섭니다.
그리고 리뷰어께서는 질문하셨습니다. 왜 그들은 케인을 범인으로 몰았나?
예리한 지적이십니다. 변호사에게 변호사의 논리가 있는 것처럼, 검사에게도 검사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지요. 그 ‘검사의 논리’는 이후 전개될 스토리에서 충분히 설명됩니다. 감히 말씀드리면,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2.
설정 이야기를 하셨지요. 예, 여기서도 제 설정 노트를 훔쳐보셨나 싶을 정도로 예리하게 꿰뚫어보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그렇습니다. 마력은… 이성과 논리로는 설명될 수 없는 힘. 제 소설의 세계관에서만이 아니라, 판타지라는 장르 전반에 걸쳐 마력은 그런 힘으로 인식이 됩니다.
리뷰어께서 언급하신 그 ‘강력한’ 힘에 대한 관점 역시, 이후 스토리가 전개되며 슬쩍슬쩍 자연스레 묘사가 된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말 한 가지 묻고 싶네요. 혹시 제 미공개 원고 보시지 않으셨나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 정도로 예리할 리가…
3-4.
감사합니다. 리뷰어님만이 아니라 다른 감상자들도,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라도 끝까지 봐야겠다는 감상을 주로 남기셨습니다. 심지어 추리/판타지 장르에 문외한인 저희 어머니께서도요.
5.
그렇습니다… 실은 이것은, 로판의 탈을 쓴 정치스릴러입니다. 저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고 다니고, 출간 이후에도 이 캐치프레이즈로 홍보할 예정입니다. 공개된 분량에는 나오지 않지만, 추후 스토리가 전개되며 ‘이것은 스릴러다’ 라고 느껴질 만큼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곳곳에 나옵니다.
아, 잔인한 묘사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잔인함과 긴장감은 별개의 개념이지요.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최후반부, 심문자가 모든 진실을 깨닫는 장면. 그것이 진짜 스릴입니다.
사람 숨막히게 만드는 이러한 긴장은, 웹소설보다는 주로 출판서적(종이책)에서 활용된 기법입니다.
긴장은 최대한의 집중력을 요하는만큼, 스마트폰으로 감상하는 웹소설에서는 그 긴장감을 살리기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스마트폰은 종이책보다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하니까요. 웹소설 독자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작품을 읽기에, 저 또한 그 편의성은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모바일 가독성의 중요성은 저도 늘 주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본질은 형식에 우선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웹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스릴을 안겨드리고 싶었습니다. 평생 보고 듣고 접해온 장르가 미스터리/스릴러인데, 제가 즐겨온 짜릿함을 어떤 식으로든 형식에 녹여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요.
그리고 남자주인공은 글렌이 맞습니다. 케인은 남주가 아닙니다. 그러나 케인은 남자주인공도, 화자로서의 주인공도 아닌… 그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습니다.
6.
리뷰어님의 기대에 이 글을 바친다는 말로, 저의 긴 대답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예리한 감상문을 통해 제 글을 돌아볼 기회를 주신 JIMOO 님께, 다시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