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
  • 이야기 부문
    자력구제금지 by 김성민
  • 도서 부문

    중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우물

    글 지언
    출간 2024-09-20 / 240쪽
    ISBN 979-11-70524-35-9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총평: 김준혁(황금가지 편집주간)

25년 12월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편집부에서는 수백여 편에 이르는 출판 및 이야기 부문 작품을 심사하였고, 이들 중 출판 소설 6편과 브릿G에 올라오거나 기간 중 공모전에 응모했던 19편을 본심에 올렸습니다. 본심 심사위원은 매년 동일한 형식으로 각기 작가, 평론가, 언론인/편집자로 구분하여 장르적 이해도가 편중되지 않도록 섭외하였습니다.

‘도서 부문’은 황금가지의 인기소설 『선암여고 탐정단』 작가이자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등을 수상하였고, 영화 「희생부활자」의 원작자로도 잘 알려진 박하익 작가, 다양한 장르 문학을 기획 출판하며 멘토링을 비롯 여러 공모전 심사에 참여해 온 임지호 전 엘릭시르 편집장, 대산대학문학상 평론 부문 수상 이후 활발한 문학 평론가 활동을 해오고 있는 하혁진 평론가가 황금드래곤 문학상 출판 부문의 본심 위원에 위촉되었습니다.

‘이야기 부문’은 『이계리 판타지아』를 비롯하여 3편의 장편소설과 1편의 작품집, 여러 편의 앤솔러지 수록 단편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이시우 작가, 장르에 특별히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문화예술 평론을 해 온 김봉석 평론가, 청소년 문학을 꾸준히 기획 출판하고 지금은 어린이책 작가로도 활약 중인 김은하 전 비룡소 편집장이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의 본심 위원에 위촉되었습니다.

본심은 10월부터 11월까지 2달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본심위원의 정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쳤으며, 최종 각 심사위원의 개별 점수를 합산하여 수상작을 선정하였습니다. 이야기 부문과 출판 부문 모두 세 심사위원 중 두 심사위원의 최고점을 받은 작품이 수상 후보가 되었으며, 최종적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야기 부문은 김성민 작가의 『자력구제금지』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으며, 도서 부문은 지언 작가의 『우물』(황금가지 출판)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각 작품에 대한 본심 평은 개별 심사평을 통해 공개됩니다. 수상작에는 상패와 함께 각 2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되며, 이야기 부문의 경우는 수상작이 ‘중단편’일 경우, 개인 단편집 출판 계약의 혜택도 함께합니다. 이번 이야기 부문 수상작인 『자력구제금지』는 장편소설로, 2026년 상반기 황금가지에서 출판될 예정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수상작으로 선정된 두 작가님께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심사평: 김은하(前 비룡소 편집장, 작가)

25년 12월

장르 문학을 심사할 때는 긴장이 된다. 워낙 좋아하는 분야이다 보니 바싹 정신을 차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 부문은 출판 가능성이 중요한 심사 기준 중 하나였기에 소재의 참신성이나 장르적 실험성보다 작품 전체의 높은 완성도와 대중성에 초점을 두며 심사했다.

그런 면에서 수상작 「자력구제금지」는 구성이나 스토리, 인물 관계도 등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고 몰입도 높은 작품이었다. 굵직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벌어진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뒷받침해 줬으며 그 자체로도 독립적이어서 굉장히 입체감 있는 인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로맨스적 요소가 배제되었다면 좀 더 강렬한 스릴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수상작 못지않게 작품의 완성도가 높았던 「탈피」는 SF 소설이 가져야 할 ‘과학적’ 상상력의 미덕 위에 철학적인 화두를 잘 던진 작품이었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펼쳐 보인 밀도 높은 전개는 작가의 망설임 없는 세계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소재로 장르소설의 실험성이 돋보이는 참신한 작품들도 많았다.

「생성형 선문답」은 마지막 한 방이 얼떨떨할 정도로 여운이 오래 남는 매우 지적인 작품이었다. 단순한 구조로 이런 대반전을 만들어낸 작가의 능력에 감탄했다. 「세계를 구하러 온 록스타」는 지구의 종말이라는 무거운 설정을 도대체 어떻게 회수하려고 하나 걱정스러운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작가는 음악 오디션이라는 대중적인 틀을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협동과 경쟁의 멀티플레이를 호기롭게 펼쳐나갔다. 인물들의 반짝이는 성장을 즐길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오랜만에 순수한 추리의 즐거움을 일깨워 준 「두눈박이 살인사건」은 그 자체로 반가운 작품이었다. 신화적 상상력과 SF의 환상성이 찰지게 결합된 「불모의 계절」은 고전의 색채가 느껴지는, 존재감이 빛나는 작품이었다. 단편으로서도 꽉 찬 작품이었지만 후에 장편으로 발전시키면 또 어떤 이야기가 될지 궁금해지는 작품이었다.

미처 다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심사에 오른 작품들의 소재가 특정 부분에 편향되지 않고 다양했던 만큼 장르적 장점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았다. 물론 소재만 반짝 빛나고 뒷심이 부족한 아쉬운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신선한 시도와 새로운 작품들 덕분에 유례없는 불황에 빠진 출판계가 희망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에 낙심하지 말고 계속 써 나가시라 모든 작가분들을 응원한다.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심사평: 김봉석(문화평론가)

25년 12월

좋은 이야기는 언제 어디에서나 유효하다. 아니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하는 게 좋겠다. 누군가 재미있게 본 이야기는 종이책이건, 온라인이건 입소문을 타고 잘 퍼져 나간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이디어와 설정이 독창적이고, 이야기가 흘러가며 흥미를 유발하고, 굴곡과 반전이 적당히 어우러진다. 유려하지만 너무 익숙한 이야기도, 기발하지만 난삽한 이야기도, 조금씩 아쉽다.

아무래도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독창적인 설정이다. 이거 뭐지, 뭔가 흥미로운데, 하면서 끌려드는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의 긴장을 유지하는 힘이 없다면 금방 처지고, 읽기가 나른해진다. 수상작인 「자력구제금지」는 어딘가 익숙한 이야기 같았다. 가정폭력 피해자인 아이가 있고, 조력자인 학교 선생이 있다. 아이의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평범해 보이는 전개인데, 필력이 대단하다.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을 탁월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들의 얽힘이 쏙쏙 들어온다. 문장을 읽는 재미가 있고, 다음 상황이 궁금해진다. 가정폭력과 학교 등 사회문제를 다룬 미스터리인가 싶더니 로맨스도 펼쳐진다. 그러더니 다른 사건이 연결되고, 인물들에 대한 뒷사정이 밝혀지면서 반전도 있다. 캐릭터와 스토리 전개가 개성적이고 능수능란하다. 마땅히 상을 받아야 할,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다른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탈피」는 소행성대에서 발견된 인공 구조체 ‘코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투입된 인간 그리고 인공지능의 이야기다. 특이점을 넘어선 인공지능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특이점의 순간에, 인간이 탄생한 목적도 알 수 있을까? 흥미로운 질문을 재기 넘치는 전개로 풀어냈다. 다음 이야기가 있다면 더 읽고 싶다. 「호러 심청」은 ‘딸을 팔아버린 아버지’라는 고전의 설정을 현대로 끌어내 비극적인 이야기로 바꾸었다. 인물들이 조금 더 풍성하고 생생했으면 더욱 흥미로울 작품이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Entangled moon」, 「구더기의 왕」 등등 이야기 부문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모두 재미있게 읽었다. 약간의 아쉬움 때문에 미뤘지만, 언젠가 더 많은 독자를 만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심사평: 이시우(소설가)

25년 12월

3개월여 동안 총 18편의 서로 다른 장르 작품들을 만끽할 수 있어 한 사람의 독자로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독자로서의 만족감을 잠시 내려놓고 이 훌륭한 이야기들의 우열을 가려야 하는 과정은 괴로웠다. 최대한 개인의 소회나 기호는 배제한 채 납득할 만한 기준을 따르려 애썼다.

수상작으로 「자력구제금지」를 뽑는 데에는 큰 고민이 필요 없었다. 통속극의 외피 아래 반전 스릴러 서사를 결합한 방식이 독특했다. 때로는 두 요소의 충돌이 부조화스럽게 느껴졌으나, 이내 다시 설득력 있게 봉합되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온전히 몰입해서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는 점이 중요했다.

작가들 고유의 개성과 야심이 돋보인 작품들도 많았다. 압도적인 리듬감으로 첫 문장부터 능숙한 댄스 파트너처럼 독자를 이끌고 끝까지 그 템포를 놓치지 않은 하드보일드 로맨스 「부서지는 심장」, 귀자모신 설화를 맵시 있고 세련된 서술 방식으로 각색해 낸 「불모의 계절」, 파멸적인 군상 속에서 연인들의 내밀하고 집요한 감정선을 유려한 문장으로 묘사한 「토성의 바다」 같은 작품들은 동료 작가로서 그 완성도와 솜씨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근래 넘쳐나는 진부하고 천편일률적인 AI 디스토피아 장르들과 대비되어 아종의 확장과 진화를 응원하는 「탈피」는 진취적이고 희망적인 시선이 돋보였고, 「너의 차가운 손길에 나는 눈을 감고」는 흥미로운 장르 전환과 몰입도를 잃지 않는 서술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큰 야심 없이 이야기의 힘만으로 나를 사로잡았던 「두눈박이 살인사건」은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유머러스한 작품이었다.

「구더기의 왕」과 「Entangled moon」 같이 지금의 글에서 마저 다 보여주지 못한 더 큰 세계가 궁금한 글들도 있었다. 이 작품들이 더 느린 호흡의 장편으로 확장되기를 개인적으로 기대해 본다.

언급하지 않은 모든 개성적인 이야기들 역시 오롯이 취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었다. 한 사람의 독자이자 동료로서 깊은 응원을 보낸다.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도서 부문’ 심사평: 박하익(소설가)

25년 12월

한 해 동안 출간된 장르 문학 가운데 가장 특색있고 저변 넓은 작품이 무엇인지를 가늠케 해주는 황금드래곤 문학상 심사를 맡아 여섯 편의 소설을 숙독했다. 다들 분명한 개성을 표출한 작품들이라 읽는 동안 밀도 높은 즐거움을 맛보았다.

『칩리스』와 『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은 SF이면서 영어덜트 문학에 속하는 작품이다. 『칩리스』는 생체칩을 통한 감시가 일상화된 미래에 도구로 탄생한 복제인간과 그와 얽힌 인물들을 통해 진정한 인간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은 버려진 컴퓨터를 활용해 우연히 세상의 법칙을 채굴한 아이들이 인생을 건 위험한 배팅을 벌이는 이야기다. 영어덜트 SF의 근간인 배경 구축이 정미했고 넘치지 않는 서술로 인물에게 생동력을 부여하는 작가의 솜씨가 좋았다. 계층 이동의 기회를 상실한 이들의 처지를 그려내면서 오늘의 현실을 조명했다. 근래 출간된 국내 YA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미제레레』는 이식증을 앓는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대면하게 된 과거 사건의 진실을 다룬다. 에피소드를 배치하고 실마리를 노출하는 공교한 플롯이 잘 짜인 카드 마술처럼 마지막까지 읽는 이의 주의를 붙잡는다. 『드리머』는 제목만큼 꿈, 게임, 가상현실 등 다양한 종류의 비현실을 빌어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기술로 읽는 이를 롤러코스터에 태운다. 특징이 분명한 만큼 이를 즐길 만한 독자층이 한정되어 있을 듯하다. 두 작품 모두 소재를 훌륭히 풀어냈지만 의외성이 부족한 결말이 아쉬웠다.

『오렌지와 빵칼』은 시대를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문명인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본성을 억누르고 스스로 가축이 된 인간의 분열된 자아를 짧은 분량에도 예리하게 포착했다. 현대인이 짊어진 심리적 멍에를 표현하고 억압된 욕구를 배설해 준다는 점에서 본심작 중 가장 동시대성을 가졌다.

『우물』은 민속학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흡입력 있게 쓰인 작품이다. 세습무 가문의 계승자인 주인공의 매력이 상당해 읽고 난 뒤에도 강하게 여운이 남았다. 괴담과 만난 미스터리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으로 어떤 매체로 확장되든 변용 가능한 잠재력이 큰 이야기다. 본 문학상의 취지에 가장 합당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도서 부문’ 심사평: 하혁진(문학평론가)

25년 12월

내가 소설을 읽을 때, 소설도 나를 읽는다. 그 엄연한 사실 앞에 긴장하며 심사에 임했다. 편식이 심한 나에게 이번 심사는 낯선 초대였고, 낯선 만큼 신중하게 임하고자 했다. 여섯 편의 작품을 읽는 동안 소설의 본령이란 무엇일지 생각했고, 그것을 충실히 따르는 데에서 오는 감동과 그것을 배반하는 데에서 오는 통쾌를 두루 고려하려 노력했다. 그 과정은 심사라기보다는 차라리 배움이었는데, 여섯 편의 소설 모두 훌륭한 선생이었음을 미리 고백하며 심사평을 쓴다.

『칩리스』는 주인공과 그의 ‘생체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 사이에서 싹트는 독특한 우정의 양상을 그리는 작품이었다. ‘나’의 복제이지만 결코 ‘나’와 같지 않은 존재와의 관계를 통해 정체성 문제를 탐색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다만 사건을 통해 감정이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 사건이 전개되는 것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들이 있었다. 『드리머』는 사이비 종교의 비밀이 담긴 신비한 수첩을 주요한 소재로 삼는 오컬트 스릴러 작품이었다. ‘오컬트’의 어원이 ‘숨겨진 비밀’을 뜻하는 ‘오쿨투스’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 소설의 비밀은 수첩을 거울삼아 드러나는 네 인물의 숨겨진 욕망일 것이다. 서술의 초점을 바꿔 가며 인물의 내밀한 심리를 드러내는 구성은 효과적이었지만, 잦은 전환이 때때로 어수선하게 느껴지는 점이 작은 우려로 남았다. 『미제레레』는 섭식과 죽음을 포개며 생존의 아이러니를 만들어내는 작품이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지만 타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먹지 말아야 한다는 딜레마가 강한 서사적 긴장을 형성했는데, 특히 날카로운 것을 씹어 삼키는 여성 인물의 존재감은 작품의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굳이 짚자면 설정에 비해 문장이 성긴 부분들이 없지는 않았다. 이렇듯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소설들 가운데 특히 오래 머물렀던 작품은 『오렌지와 빵칼』, 『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 『우물』이었다.

『오렌지와 빵칼』은 너무 많이 참은 탓에 결국 표정을 잃게 된 현대인의 초상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이었다. 참을 인(忍)을 삼 회 복창하면 살인도 면한다지만 그사이 ‘나’는 ‘나’를 죽이고 있는 게 아닐까 묻게 하는 소설이었는데, 작가는 ‘정서 변화 시술’이라는 대담한 소재를 통해 억눌려 있던 인물의 욕망을 분출시킨다. 그러자 나타나는 기묘한 웃음은 섬뜩한 동시에 짜릿했는데, 아마도 그건 ‘나’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겹쳐 봤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 속 인물이 자신의 내면과 솔직하게 마주할 때마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을 긁어주는 듯한 쾌감이 있었다. ‘나는 나로 살고 싶다’는 외침이 보편과 불편 사이에서 진동하는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은 꺼지지 않는 빛으로 가득한 카지노와 한 줄기 빛조차 들지 않는 쓰레기 광산을 마주 세우며, ‘구원의 확률’을 묻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현실 사회의 모순들이 문득 겹쳐 보이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고,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우연들 사이에서 특정한 인과를 도출하는 ‘마이닝 머신’이라는 소재가 참신했다. 그렇게 설명할 수 없는 ‘진리’를 손에 쥐고 ‘고장 난 세계’에 도전하는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긴장감 있게 읽혔는데, 그 도전의 성패보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싸우는 법을 찾아냈다는 점이 아닐까. 적어도 이 소설의 주인공은 싸워보지도 못한 채 지지는 않았다.

『우물』은 ‘사람 잡아먹는’ 우물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연과 한(恨)을 서사의 동력으로 삼는 작품이었다. 무속신앙에 관한 사실적인 묘사들은 읽는 이를 몰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특히 마을 사람과 외지 사람, 산 자와 죽은 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넘나드는 활력이 뛰어난 소설이었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작은 눈알이 좁쌀처럼 빼곡하게 들어찬 소름 끼치는 눈동자가 ‘무엇을 믿을 것인가’라고 묻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세습 무가의 후계자로서 한 번도 자신의 능력을 의심해 본 적 없는 주인공이 누가 신이고 누가 악신인지 알 수 없는 혼돈 속에서 어떤 결론을 선택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다른 다섯 편의 작품과 다섯 명의 작가에게도 큰 기대와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도서 부문’ 심사평: 임지호(前 엘릭시르 편집장)

25년 12월

본심에 오른 여섯 편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세 편, 공교롭게도 모두 호러 장르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 호러의 전통은 예전부터도 이어져 왔지만 영화 「파묘」 이후의 ‘K-오컬트’ 붐과 일본에서 건너온 괴담의 영향 등으로 다양한 작품의 출현이 가속화한 느낌도 든다.

세 편의 작품 중에서도 지언 작가의 『우물』은 단연 돋보였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무서움’에 더해 마을에 감춰진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폐쇄적인 마을이 갖고 있는 비밀스러운 전통과 민속학 호러가 잘 결합되어 호러 미스터리가 줄 수 있는 독서 경험을 끌어올린다. 자신이 받아들여야 할 소명을 거부한 주인공이 통과의례로서의 사건을 만나 시련을 극복하는 동시에 사회의 질서를 회복하는 영웅 서사가 ‘무속’의 세계 안에서 꽤나 구체적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점 또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등장인물(인간이 아닌 존재를 포함하여)의 캐릭터 조형이 매우 훌륭했다. 후속 시리즈를 기대한다.

모래의 『드리머』 또한 작가만의 개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었다. 소유자의 욕망을 뒤틀린 형태로 실현시켜 주는 사교(邪敎)의 ‘수첩’이 네 사람의 삶을 뒤흔든다. 저 유명한 클래식 호러 「헬레이저」의 ‘큐브’를 연상시켰는데, 영화가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들이 어떻게 파멸하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에 ‘큐브’라는 존재가 부각되는 반면, 『드리머』는 ‘수첩’ 자체보다 ‘수첩’을 둘러싸고 있는 네 인물이 어떤 식으로 수첩에 반응하며 그것이 이끄는 운명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서사는 풍부해지고, ‘수첩’에 얽힌 비밀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다만 ‘꿈’이라는 중심 소재와 맞물려 모호해진 결말에는 아쉬움이 든다. 조금 단순해지더라도 설정을 구체화하고 스토리의 선명도를 높였으면 더 즐거운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최난영의 『미제레레』는 단순하지만 참신한 상상력으로 가독성 높은 전개를 보였다. 음식을 먹을 수 없어 영양소를 정맥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주인공이 우연히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깨달으며 이어지는 전개는 독자의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하다. 다만, 주인공의 현재의 상황을 만들어낸 과거의 사연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단순히 소비되는 인물이 많고, 현재와 과거의 연결 고리가 느슨한 것도 사실이다. 애매하게 자리하고 있는 오컬트적인 요소도 짜임새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핵심 설정을 좀 더 스토리 안으로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제7회 황금드래곤문학상 4차 예심 결과

25년 8월

‘이야기 부문’ 본심 진출작

‘도서 부문’ 본심 진출작
  • 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경민선/안온북스/2025년 5월 출판)

제7회 황금드래곤문학상 3차 예심 결과

25년 5월

‘이야기 부문’ 본심 진출작

‘도서 부문’ 본심 진출작
  • 드리머(모래/고블/2025년 2월 출판)

제7회 황금드래곤문학상 2차 예심 결과

25년 2월

‘이야기 부문’ 본심 진출작

‘도서 부문’ 본심 진출작
  • 칩리스(김선미/한끼/2024년 10월 출판)

제7회 황금드래곤문학상 1차 예심 결과

25년 1월

‘이야기 부문’ 본심 진출작
 

‘도서 부문’ 본심 진출작
  • 미제레레: 가엾게 여기소서(최난영/토마토문학팩토리/2024년 8월 출판)

 

  • 오렌지와 빵칼(청예/허블/2024년 7월 출판)

 

  • 우물(지언/황금가지/2024년 9월 출판)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공고

2000년부터 웹 플랫폼을 통한 작품 발표와 이를 통한 문학상 공모 등으로 화제가 되었던 황금드래곤 문학상의 일곱 번째 공모 소식을 알립니다. 

장르문학에서 새로운 지표를 만들었던 황금드래곤 문학상은 지난 제4회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점을 잇는다는 플랫폼의 취지와 맞게 브릿G에서 온라인 부문과 출판 부문의 별도 수상작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개편되었습니다.

작품 공모는 개최 전년도 3분기부터 당해 2분기까지 브릿G와 오프라인 출판을 통해 발표된 장편소설과 중단편소설(이야기 부문 한정)을 대상으로 분기별 편집부 예심을 통해 자동 선별되며, 본심작은 연말 외부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최종 확정됩니다.

 

공모 요건
  • 2024년 7월 ~ 2025년 6월 사이 출간 및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오프라인 출판 도서와 브릿G의 온라인 소설로 구분함.

 

참여 방법
  • [이야기 부문] 해당 기간 브릿G 작품 게시를 통해 자동 참여(별도의 원고 투고 등은 받지 않음) 혹은 해당 기간 브릿G의 문학상 참여
  • [도서 부문] 해당 기간 종이책 출판작 중 요건에 부합하면 자동 심사 대상

 

예심
  • 각 분기별(총 4회) 편집부 예심을 거쳐 본심 진출작 결정
  • 예심 심사 규정

[이야기 부문] 브릿G를 통해 공개된 중단편 및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각 분기별 본심 진출작을 선정하며, 본심 진출작은 출판 계약을 동시 진행. 이와 별도로 각 기간별 브릿G에서 진행된 각종 공모전의 수상작도 본심 대상에 자동으로 오른다. 단, 브릿G와 황금가지가 직접 주최하지 아니한 외부 협업 문학상은 예심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서 부문] 각 분기별 출판된 종이책을 기준으로 편집부 예심을 통해 본심 진출작을 가린다. 이때 출판 도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예심 대상자를 선정한다.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해 장편 데뷔 5년 이내의 저자, 250쪽 이상의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한다. 시리즈의 경우 3권 이상의 출판 소설은 제외되며, 자비출판 및 단편집 역시 제외된다. 단, 통일된 내용의 단편 연작집은 대상에 포함한다. 또한 타사 공모전 수상 및 연관 작품, 출판이 선행되지 않은 작품 역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본심
  • 예심을 통해 본심에 오른 작품들을 당해 10월~12월의 기간 중 심사를 거쳐 최종 당선작 선정
  • 본심 심사 규정
    외부 심사위원 5인으로 구성하되, 1인의 심사위원장을 선정하여 진행한다.
  • 본심 심사 기준
    -이야기 부문은 출판물의 독자에게, 도서 부문은 웹 문학 독자에게 가독성이 높은가
    -저자가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가
    -2차 저작물 등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는가

 

최종 결과 발표 및 수상 
  • 2025년 12월 중 각 부문 최종 선정작 발표
  • 각 부문 수상작은 상패와 상금 200만 원 지급(상금은 선인세가 아님)
  • 이야기 부문 수상작이 단편일 경우 부상으로 작가 개인 단행본 출간 기회 보장
  • 시상식 장소와 개최 시간 등은 별도 공지
  • 수상작 발표와 함께 이야기 부문 본심작 중 단편을 묶은 단편집 발간(기출간작 및 개별 출간 예정작에 포함된 단편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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