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처음 발견한 것은 화성 식민지, 돔-7에서 일하던 노동자 3명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정말 최초의 목격자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어쩌면 돔-7 내부에 다른 목격자가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다른 목격자를 찾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다.
이미 돔-7과는 연락이 끊어진 뒤였다.
그나마 최초 목격자들은 돔 외부에서 작업 중이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들은 이 기이한 현상을 발견하고 가까운 돔-13에 연락을 취했다. 사태를 파악한 돔-13의 빠른 조치 덕에 정체 모를 감염은 다른 돔으로 퍼지지 않았다. 적어도 사건이 벌어진 지 6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는 그랬다.
에반젤린은 보고서가 떠오른 화면을 넘겼다. 그러자 돔-7의 외부 모습을 찍은 사진이 떠올랐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그것을 바라보았다. 돔 천장 밖으로 자라난 그것은 무슨 버섯처럼 생긴 것이었다. 넓적한 우산처럼 생긴 버섯갓이 화성 하늘 위로 우뚝 서 있었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그녀는 왼쪽 얼굴을 찡그리다 데고프에게 태블릿을 넘겼다.
반대편에 앉아 있던 로이가 몸을 앞으로 숙였다. 깡마른 이탈리아 놈은 한쪽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
“에비, 너무 금방 넘기는 거 아냐? 뭐 읽기는 했냐?”
“읽기는 했지. 근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허. 이걸 이해 못 한다고? 에비, 지금 우리는 인류 최초로 화성인이랑 총으로 대화하러 가는 거라고. 아니면 겁나 무서운 괴물이랑 싸우러 가는 걸지도 몰라.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할 수 있잖아? 안 그래?”
“어, 안 그래. 대체 넌 뭔 생각으로 사는 거야? 외계인은 개뿔. 분명 누가 지구에서 방사선에 찌든 버섯을 무단으로 가져온 걸 거야.”
“에이, 지구에서 가져온 버섯이 저렇게 크게 자랄 리가 없잖아. 그리고 고작 버섯 때문에 화성 정부가 PMC를 13곳이나 불러서 브리핑했겠냐? 에비, 넌 정말이지 상상력이 메마른 여자구나. 내기할래? 저 버섯이 외계인인지 아닌지 100달러 걸자. 난 ‘저게 외계 생물이다.’에 걸겠어.”
“바보 같기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이던 에반젤린은 로이의 뺨을 밀어냈다. 그녀는 그에게 꺼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뺨을 문지르던 로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말했다.
“이런, 아무래도 그 말이 맞나보네.”
무슨 말이냐고 에반젤린이 묻자, 로이는 입술을 씰룩이면서 말했다.
“여자들 외모는 지능과 반비례한다는 말 말야. 어때? 이따가 한 번…….”
로이는 손을 내보였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만 그가 왼손 검지를 길게 뻗었다. 에반젤린은 한심하다는 듯 오른손을 파닥파닥 흔들면서 로이의 양손을 때렸다.
“꺼져. 이 추잡한 새끼야. 넌 진짜 네 면상에게 감사해야 해. 네가 조금이라도 델 토로 비슷하게 생겼으면 넌 그냥 거시기 걷어차이고 깜방 가는 거야. 알아? 그나저나 이번에 우린 얼마 받는 거야?”
옆에 앉아 있던 데고프는 에반젤린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구더기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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