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이를 경이로움에 감싸이게 만들었던 SF

대상작품: <Bicentennial Bibliophile(바이센테니얼 비블리오필)> 외 4개 작품
큐레이터: WATERS, 10월 30일, 조회 78

일단 지극히 주관적인 큐레이션이라는 사실을 먼저 밝히고 싶습니다. 이 작품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제가 읽으면서 경이로움을 느꼈던 SF 작품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1. 바이센테니얼 비블리오필

전혜진 작가님의 ‘바이센테니얼 비블리오필’은 제가 단연코 ‘공평한 가운데 첫 번째‘로 꼽을 법한 작품입니다. ‘읽는다.’라는 행위의 개념과 그 과정, 그리고 시대에 따라 변할 텍스트를 습득하는 행위에 대한 깊은 고찰이 느껴집니다. 전체 5편짜리의 중단편 같은 장편인데, 마지막 편에 이르러서는 솔직히 단 한 마디의 대사에 깊은 감동과 소름, 그리고 경이로움에 휩싸입니다. 꼭 꼭 마지막까지 읽어보시길!

 

2.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너울 작가님의 그 이름조차도 탁월한 ‘나는 절대로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입니다. 일단 이 작품은 우리 세대의 최신 유행이 어떻게 미래의 입장에서는 ‘복고’로 취급되는지 짚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인 세대들의 뼈아픈 고통과, 그들이 맞닥뜨리는 자괴감을 정말이지 씁쓸하게 그려냅니다. 작가님의 SNS 소식통에 따르면 하루에만 1500조회수를 찍었다는 그 기록조차도 경이로운 이 작품, 저는 정말이지 모두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3. 노매딕 스타쉽

얼빠진소 작가님의 ‘노매딕 스타쉽’입니다. 저는 사실 세계의 관습이 굉장히 중요한 설정거리라고 생각하는데, 일단 작가님이 전면에 내세우는 총장이의 취급에 대한 우주 시대의 관습적인 행동부터가 저는 큰 매력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의 정체가 대체 무엇이길래 저런 지식과 기술을 갖추었는지 끝없는 흥미를 돋우는데다, 패스트푸드 회사라 얽혀있다는 점에서 궁금증 또한 유발합니다.

 

4. 아름다운 비나이다와 그녀의 짐승들

단연코 빠트릴 수 없는 문녹주 작가님의 ‘아름다운 비나이다와 그녀의 짐승들’입니다. 일단 신화 속의 생명체가 사실은 우주박물학자이고, 게다가 고대 이전 지구의 원시인들에게 납치당하는(!) 1화의 내용부터 저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완벽하게 사로잡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2500년의 중국사를 외계인의 시선에서 다루는 전무후무한 컨셉이라는 점도 확실히 권할 만 합니다. 이 이질적이고도 멋진 외계인과 중국사라는 소재를 탁월하게 버무려놓는 작가님의 힘을 감상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5. 일미온

삶이황천길 작가님의 ‘일미온’입니다. 사실 첫 문단을 보자마자 저는 오버워치 시네마틱 트레일러 중 하나인 ‘심장’, 그리고 오버워치(게임)의 주요 세계관 설정 중 하나인 ‘옴닉’과 메인 영웅 중 하나인 ‘젠야타’를 떠올렸습니다. 반짝이는 몸을 가진 안드로이드 승려라니! 만약에 여러분들 중 정말 젠야타처럼 깨달은 안드로이드가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 권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작품 중에 드러나는 ‘인간을 능가한 안드로이드가 깨닫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주인공의 고찰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짧고 미숙한 견식으로 훌륭한 작품들을 조금이나마 다루어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브릿G의 기획팀과 개발팀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살면서 큐레이팅이라는 것을 한 번도 하지 못할 것만 같았는데 – 사실 대부분 한 번의 큐레이션 경험도 없는 초짜에게 맡기지 않을 테니까요 – 덕분에 흥미 있게 읽었던 작품들을 부족하게나마 소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큐레이션이란 것… 재미있으면서도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작품의 매력을 소개하면서 스포일러를 하면 안 되는 이, 이 막막함… 하지만 소재가 생각나고 읽은 것들이 쌓인다면 다음번에도 부족한 큐레이션으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