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픽 2202WK1

대상작품: <강남호구별성사명기(江南戶口別星司命旗)> 외 4개 작품
큐레이터: 오메르타, 2월 2일, 조회 120

옴픽은 편집부 추천작이 발표되는 매월 1, 3주 수요일에 제가 뽑는 추천 작품 다섯 편의 목록입니다. 원래는 트위터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집부 추천작 예상 목록을 올리던 것이었는데, 앞으로는 이곳에 공유하려 합니다. 

실제로 편집부 추천작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삶이황천길

치병 굿을 하러 온 무당을 겁탈하려 한 무뢰배 아비의 죗값을 치르는 이야기입니다. 아비는 스스로 속죄를 하는 대신 셋째 딸 삼년이를 별상마마에게 바치는 길을 선택합니다. 무너진 사찰에서 무당으로 길러진 삼년이는 죄인에게 천벌이 내려졌다는 말과 달리 자신을 버린 가족들이 무사히 마을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마을에 저주를 내려요. 여기서 이야기가 현대로 이어지며 뒷통수가 서늘해지는 결말로 치닫습니다.

 

 

오비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단편에서 박사의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회생불가능한 부상을 입습니다.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박사를 찾아 온 보험사정인은 대안체를 권해요. 아내에게 새로운 몸을 주라는 건데, 사정인이 박사의 지인이서인지 보험사로서는 가능한 최고의 옵션으로 보상을 제시해요. 교통사고의 전말이 드러나며 자율주행, AI, 그리고 보험사의 연결고리가 밝혀집니다.

 

 

한켠

한 빌딩에서 11명이 사망하는 총기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희생자는 일종의 포털 회사인 NK 사옥의 16층 뉴스 큐레이션 팀 팀원들인데, 범인 또한 동일 팀에서 근무하다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사람입니다. 이 단편은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 정신과 의사의 상담 기록, 범인이 남긴 유서 등 여러 도큐먼트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독자는 그것들을 통해 이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를 조금씩 파악할 수 있게 되죠. 누구를 일방적으로 탓하기 어려운 현실에 입맛이 씁쓸하고, 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헛웃음을 자아냅니다. 

 

 

연여름

바텐더로 근무하는 화자는 일년만에 찾아온 중년 여인을 기억하고 인사를 건넵니다. 작년에 함께 왔던 젊은 여자는 이번엔 동행하지 않았어요. 손님의 상처를 건드린 것 같아 수습을 하느라 이어진 대화는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손님이 오늘 오지 않은 여자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는 죽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셰이프시프터였어요. 손님의 죽은 연인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신을 했던 날에 마주쳐서 인연을 이어왔다고 해요. 이것만으로도 이미 애절한데, 더욱 가슴시린 결말이 기다립니다.

 

 

정비정

집도 가족도 없이 발품으로 먹고사는 심부름꾼이 사과골에 갔는데, 주민들은 몰살당하고 마을은 불에 탔어요. 그때 한 피투성이 남자가 편지를 주며 바윗골 큰어른에게 전해달라 부탁하지요. 서둘러 편지를 전하고 돌아와 보수를 받기 위해 길을 나선 심부름꾼은 기이한 일들을 겪은 끝에 바윗골에 도착하는데, 놀라운 반전이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