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픽 2110WK3

대상작품: <오버코트> 외 7개 작품
큐레이터: 오메르타, 21년 10월, 조회 105

옴픽은 편집부 추천작이 발표되는 매월 1, 3주 수요일에 제가 뽑는 추천 작품 다섯 편의 목록입니다. 원래는 트위터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집부 추천작 예상 목록을 올리던 것이었는데, 앞으로는 이곳에 공유하려 합니다. 

실제로 편집부 추천작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장아미

지독한 과거의 고통을, 그와 함께 기쁨의 순간들까지도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채 껍데기로 살아 가던 여인이 길에서 오버코트를 발견합니다. 아무렇게나 덮어 두었던 여인의 상처가 터지고, 기억들이 소나기처럼 몰아칠 때, 오버코트가 그녀를 위로해 줘요. 짧은 환상 단편이지만, 흠뻑 젖은 여운이 오래 남네요.

 

 

달총

특전사 출신의 김유진이 소방서에 근무하며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겪는 일들을 흑백 필름처럼 건조한 문체로 담아 낸 작품이에요. 출동한 현장에서 지독한 부상을 입은 사람을 목격하고 반장의 권유로 신경정신과를 찾은 유진은 구급대원 대곤을 마주칩니다. 이후 교통사고 처리 과정에서 대곤이 곤경에 처하고, 유진은 격무에 정신 없는 와중에도 은근히 신경이 쓰입니다. 육체적 피로와 불면증으로 점철된 날들이 흘러가며 독자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기도 하고 쓸쓸하게 하기도 해요.

 

 

삶이황천길

섹스 토이와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이야기는 사실 좀 식상하죠? 그런데 이제 성별을 반전시키고, 전도사가 된 여성에 대한 온라인 댓글러들의 반응을 끼얹으면 꽤 달라 보입니다. 그러다 누나를 희생양으로 삼아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남동생이 실종되는데요. 그놈을 찾는 과정에서 남자의 성역할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집니다. 

 

 

렌시

해외에 유학갔다가 눌러 앉은 주인공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자는 후배 원영의 제안을 완곡하게 거절합니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행상 노파에게 과일을 사는데, 덤으로 끼워 준 과일이 충격적일 정도로 천상의 맛이었어요. 과일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주인공은 그 씨앗을 싹 틔우고 화분에 키우기 시작해요. 순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었죠. 이후 한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는데, 순이가 발목을 잡습니다. 세관을 통과하기가 불가능하고, 버리고 갈 수도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순이가 실제로 주인공의 발목을 잡는데…….

 

 

주인공은 자기가 태어나기 직전에 입양된 언니가 늘 못마땅합니다. 딱히 내세울 것 없는 본인에 비해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언니에 대한 질투와 시샘이 깔려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인기 좋은 남학생이 다가와 자신이 미래에서 온 시간요원이며, 테러리스트들에게 이용당하는 언니를 구해야 한다네요. 타임리프를 소재로 자매간의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녹여 낸 작품이에요. 

 

[10월 2차 편집부 추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