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매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우매우 스포일러 함유합니다.
매우매우 매우매우 매우합니다(?)
이런 종류의 글은 세상에 많다고,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다 읽은 다음에는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가더군요. 한 문장으로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이 단편은 벨날벨벨의 장편 연작의 결말에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똑똑, 거기 작가님 계신가요? 있는 거 다 알아요 이리 나와봐요 칵 죽여버릴랑게.
그리고 리뷰를 쓰기 위해 넘어와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나는 혹은 글을 쓴다는 우리 모두는 혹시 원고지 위에서 히틀러는 아닌지. 몇 년 전부터 저는 요상한 결심으로 단편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품이 시작되고 끝나는 사이에 누군가 하나는 죽이자고. 별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캐릭터를 전부 살려두면 너무 많아지니까 적당한 수를 유지하기 위해서 죽였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최근에는 우주 전체를 위해서 생명체의 수를 적당하게 유지하기 위해 손가락을 튕긴 아저씨도 있었죠.
히틀러가 유대인을 직접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서류에 글씨 몇 자 적었을 뿐인데 수많은 유대인 집시 폴란드인 등등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마블의 영화를 쓰는 시나리오 작가들도 사람을 직접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원고를 썼을 뿐인데 우주 절반이 목숨을 잃었을 뿐이죠.
이 단편에서 작가는 다른 작가들의 생명경시를 지적합니다. 벨날벨벨의 장편 연작의 결말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장편 ‘신’에서 주인공은 차원의 벽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2차원에서 용을 쓰지만 3차원에 흔적을 남길 뿐입니다. 그러나 이 단편에서 주인공은 차원의 벽을 뛰어넘어 3차원에 도래합니다.
아우슈비츠의 유대인이 시공간의 벽을 넘어 권총 한 자루 들고 히틀러 앞에 떨어졌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유대인이 뭘 할 지는 불보듯 뻔합니다. 어라, 어쩌면 히틀러는 자살한 게 아닐 수도 있겠군요.
만약 여러분의 소설 속 주인공이 차원의 벽을 뛰어넘어 여러분 앞에 도달했을 때, 그들에게 떳떳하신가요? 저는 떳떳하지 못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글을 쓸때면 꼭 생각날 거 같아요.
혹시 나는 원고지 위의 히틀러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