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 씨의 기묘한 모험 : 르리예는 부서지지 않는다 공모(비평) 이달의리뷰 공모채택

대상작품: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작가: 유기농볼셰비키, 작품정보)
리뷰어: BornWriter, 19년 7월, 조회 319

매우매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우매우 스포일러 함유합니다.

매우매우 매우매우 매우합니다(?)

 

저는 굽시니스트의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그가 그의 만화 속에서 취하는 패러디에 대한 태도를 좋아한다고도 말할 수 있겠군요.

또, 저는 위어드 알 얀코빅을 좋아합니다. 그가 그의 노래 속에서 취하는 패러디에 대한 태도를 좋아한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패러디 장르를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위의 두 사람이 다른 점은 두 가지를 들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존중이고 다른 하나는 이해입니다. 좋은 패러디물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패러디하고자 하는 작품을 깊이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에 대한 존중 없이 이루어진 패러디는 거의 항상 모욕적입니다. 원작을 모욕하는 경우도 있지만, 패러디를 읽는 독자를 모욕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는 패러디가 원작의 무언가를 비틀어 전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원작을 존중하지 않는 패러디는 대충 비틀어놓고 새로운 의미라 우기며, 독자는 멍청하지 않기에 이러한 작가들의 무성의를 모욕적으로 느낍니다. 그리하여 저는 패러디의 제일칙이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이해입니다. 무언가를 패러디하고자 한다면 그 작품의 깊은 곳까지 분석하고 나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에 대한 이해가 없이 수행되는 패러디는 언제나 얄팍하고 단순하여 적재적소에 투입되는 것조차 기대할 수 없습니다. 패러디를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들은 특히 원작에 대한 이해가 대단합니다. 그리하여 이러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패러디 작품은 그저 웃기기만할 뿐만 아니라 감탄스럽기까지 합니다.

본 작품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는 한국의 무속신앙,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 외에도 수많은 것에 대한 패러디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단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톱니바퀴로서 작동합니다. 무엇하나 튀지 않고 잘 스며들어 있지요. 그리고 저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패러디의 제삼칙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그런 게 있다면, 존중과 이해의 다음 자리를 차지할만한 원칙이란 게 존재한다면, 저는 그것이 철면피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어떠한 근거를 기반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제가 이 글을 읽으며 느낀 바를 함축적으로 넘겨짚은 것입니다.

 

저는 작가님께서 이 작품을 쓰는 동안 단 한 번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떠올리지 않았을 거라 반쯤 확신합니다. 동시에 쓰는 본인이 이 작품을 써내려가면서 낄낄 웃었으리라 반쯤 확신합니다. 반씩 확신하는 것이 두 개이니 합쳐서 그냥 확신하는 거라 해둡시다.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문장과 문장의 사이에서 저는 희안하게 작가님의 ‘작품을 쓰던 당시의 기분’ 같은 게 느껴지더군요. 아주 즐겁게 조금의 의심도 없이 결코 뒤돌아보지 않고 쓰여진 글이었습니다.

스스로의 패러디 혹은 농담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의 글은 역시 그것이 독자에게까지 전해집니다. 부끄러움이라는 단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의심한다고 할까요. 특히 이러한 분위기의 글에서라면 더욱 그런 게 잘 전해집니다. 독자를 웃겨야 하는 지점에서 ‘웃길 수 있을까’하고 스스로의 글을 의심한다면, 글쎄요, 저는 그런 글이 생각만큼 웃기지는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게 없어서 좋았습니다. 위에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이 작품을 읽으며 저는 아주 즐겁게 조금의 의심도 없이 결코 뒤돌아보지 않으며 쓰여진 글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래서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이미 유명한 글이라 브릿G 내에서는 읽지 않은 사람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작품을 읽지 못한 이가 있다면, 저는 이 작품의 일독을 강력하게 권해봅니다.

 

 

 

 

+ 이 작품에서 묘사한 신내림의 모습이 꼭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나오는 스탠드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님이 거기까지 패러디의 마수를 뻗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패러디 작품에 대한 리뷰였으므로 저는 리뷰의 제목을 죠죠 패러디로 자행해보았습니다.

++ 저는 이 작품에서 한번에 쓰여진 글에서 느껴지는 무언가를 느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면, 작가님께서는 당근을 주제로 단편을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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