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본 소설 중 가장 충격적이고 완벽한 결말을 가진 작품입니다.
오늘 읽고 나서 바로 글을 남기는데 아직도 가슴이 콩닥거리는군요.
작가님께서 친절하게도 장르를 규정해주셔서 그것을 감안하고 본다고 해도 꽤나 충격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이 글만큼은 절대 스포를 넣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코스믹호러라는 장르를 생각해보면 사실 거의 과거의 어느 한분이 시초이자 종결자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후에 나온 작품들을 보면 ‘이건 이 작품이랑 비슷하네.’ ‘저건 요 작품의 그 부분을 차용했구만.’ 하는 요상한 방식으로 감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만큼 독창적이고 신선한 작품이 나와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은데, 이 작품의 경우엔 신선함이나 창의성을 넘어선 뭔가가 제 뒤통수를 강타하는군요.
내용도 없이 너무 거창하게 늘어놓는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읽으시는 분들께 한 가지 자신할 수 있는 건 스크롤 바로 아래에 어떤 글이 씌어 있을 지 도무지 예측이 안 되는 글이라는 점입니다.
기본적인 진행방식을 거부하는 실험적인 형식의 글도 아닌데 내용 자체가 아주 재미있는 삐딱선을 타고 있는 것이 다음 문단을 계속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네요.
단어의 선택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저논 ‘오두막’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서 그런지 그것도 신선하더군요.
두개골을 열어서 박카스 한 병을 시원하게 부어 넣는 기분의 상쾌한 글이고 예측불가의 내용이 계속 진행되는 것도 이 단편이 가진 큰 매력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디서 왔는지, 이 곳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도 불분명하지만 일단 매우 친절한 우리의 ‘친구’에게 빠져보시고, 그 못지 않게 반응이 독특한 주인공과 그의 친구(친구의 이름 또한 독특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의 이야기도 함께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코스믹 호러 코미디는 멋진 장르라는 걸 느끼게 되실 겁니다.
한 가지 첨언을 하자면 정말 모두가 그렇게 모성에 대한 막연하고 애절한 동경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선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 번 던져 본 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