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보글쟁이입니다. 누군가의 글을 평할 주제가 못되는지라 리뷰는 언감생심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우연히 보게 된 이 글을 여러번 곱씹게 되버렸고요 그러다보니 조심스레 느낌을 끄적이고 싶었어요. 부디 작가님의 의도와 다른 헛소리가 나오지 않기를, 논평이 아닌 감상 위주의 글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저만 그럴까요? 이 글은 어렵습니다. 쉽게 읽혀지지는 않아요. 처음부터 몽환적인 서술과 묘사가 이어집니다. 물론 첫 장면은 꿈이예요. 그러나 꿈에서 깼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글의 끝까지 꿈 속에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까 조바심내야할듯 아련히요.
익숙지않은 외국과자 이름들과 제과 기법이나 그 특성들이 나열돼요. 화려하고 고상해 보이는 그런 묘사들과 극명히 대비되어 조우하게 되는 것은 참담한 현실. 사랑하는 이를 사고로 떠나보낸 한 여인의 이야기가 환상과 실제를 번갈아 그리며 보여집니다.
그러나 어느게 환상이고 어떤게 실제인가요. 아니, 마주했던 현실이 차라리 환상이나 꿈이기를 바라게 되고, 부정하게 되는 가슴 저린 이야기예요. 설마 작가님 본인 이야기는 아니겠지? 하며 맘조렸어요. 저는 작가님과는 일면식도 없는데. 그 애닳음이 밤새 잠을 설치게 만들었어요…
제가 사는 지역에 유명 브랜드 아파트 단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공아파트 단지가 있어요. 주공아파트도 허름하거나 작지 않은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브랜드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주공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을 거지라 부른대요. 엄마가 같이 놀지 말라 했대요. 저는 아이들을 그리 가르치는 엄마들을 美친년들 이라 욕했지만… 이건 지어낸 얘기도, 드문얘기도 아니네요.
이 글엔 어느 공장 하청노동자 그리고 그의 죽음 앞에 비통한 마음을 끌어안고 있는 주인공 여인의 이야기가 녹아 있어요. 사고 그리고 죽음이라는 사건은 연인의 상실만을 느끼게 하지 않습니다. 그를 둘러싼 불합리하고 냉정한 세상. 그리고 사람들을 보게 해 줍니다. 어린시절 생각없이 읽었던 성냥팔이 소녀 그리고 행복한 왕자는 나이 먹을만큼 먹고 이제서야 그 슬픔을 알게해 울컥이게 합니다.
처음 읽을 때는 ‘잃어버린’ 그의 모습을 과자로 만든다는 상상이 색달랐어요. 그런데 조금은 어색하게도 느껴졌습니다. 그녀가 그리는 제과기법이나 그의 몸 하나 하나를 이루어 가는 다양한 외국과자들에 대한 묘사들이, 정식으로 제과 제빵을 배우지 않고서는 불가능한게 아닌가 싶을 만치 전문적이어서 그랬나봐요.
잘난 동네 아이들 방문 논술교사로 고단한 삶을 이어갔던 그녀와 그녀가 묘사하는 고급진 외국과자와 제과는… 어딘가 모르게 괴리감까지 느껴졌달까요.
그런데… 다시 읽을 때, 첨 볼때 별 생각없이 읽어 내려갔던 부분이 다시 눈에 들어 왔어요.
아… 그녀가 그와 처음 만나고, 카페에서 밥보다도 비싼 커피와 프랑스식 과자를 먹었던 기억… 언젠가 돈많이 벌어서 카페를 차리자고, 그가 나무를 켜 탁자와 의자를 만들고 그녀가 커피를 내리고 과자를 굽자 약속했던 그 시간… 그게 그들에게 가장 눈부셨던 날들이었음을. 그 기억으로 단장(斷腸)의 마음을 뒤로한채 이 글 속 그녀가 살고 있음을.
그래서
그녀의 박학다식이 그냥 그렇겠구나 이해되어져 버렸어요.
그리고
그녀가 상상해 가는, 그의 몸을 이룰 수 많은 과자들의 이름과 특성들은 세상 어떤 것보다 더 화려하고 고급져야 한다고
그래야만, 보내는 그와 그녀에게 보내는 위로가 될 거라고, 동의하게 돼버렸어요.
그리고 그가 살아 돌아온 듯… 반죽처럼, 그녀의 배를 부풀게 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릴 새 생명에게도요.
더불어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두려워 말라고, 위로를 전하며 어설픈 감상을 마치고자 합니다.
p.s: 이 작품은 반드시 2독 이상을 권장해요^^♡
마르고 단내 나는 너의 숨이 내 입에 닿고
절절이 끓는 너의 눈물이 내 심장에 닿을 때
두려워 말아.
나는 너와 슬픔과 아픔의 탯줄로 연결되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