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하드코어 원더랜드 공모(감상)

대상작품: 잉어의 보은 (작가: 녹차빙수, 작품정보)
리뷰어: 비마커, 19년 2월, 조회 67

한글의 우수성을 새삼 깨닫게 되는 점이 있다.

“퀤퀤퀤퀤 퀤퀤퀤퀤 퀤퀤퀤퀤 퀤퀤퀤퀤 퀤퀤퀤퀤 퀤퀤퀤퀤”

이 글자는 발음도 발음이지만 이미지적인 기괴함이 있다. 한자에도 저렇게 획수가 많은 글자는 있지만, 그것은 그 자체가 뜻을 가진 글자이기 때문이 이 작품에서처럼 사용할 수 없다.

 

장점

-가독성이 좋다. 이 작품은 495개의 문단 중 282개의 문단이 대화다. 대화가 작품의 57%다. 가볍게 읽힌다.

-도입부가 좋았다. 나도 저렇게 놀았었지 라는 생각이 나서 술술 잘 읽혔다(문득 의문이 드는 건, 분명 나도 영화감상부였는데 영화를 본 기억이 없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이지).

-의외성이 있다. 의외성은 반전이 아니라.. 음악에서의 전조와 비슷하다.

이 작품은 의외성으로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기 보다 그 의외성을 끌고 소설을 마무리 지으며 ‘어? 내가 뭘 본거지?ㅋㅋㅋ?’ 라는얼떨떨한 느낌을 남겨준다.

근래에 본 작품 중에선 이 작품 같은 느낌.

 

단점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은 다른 면에서 보면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의외성으로 소설을 마무리 지어서, 앞의 내용은 버려두고 가는 느낌이 있다. 중반부에서 이어지는 극단적인 방향전환의 충격 뒤엔 유선이처럼 버려지는 요소.

만약 차분히 전개를 했다면 스님이나 잉어도 한 번 더 나왔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론 지금 작품이 선택한 방향이 더 재밌다고 보긴 하지만…이런 얘기는 결국 변증법으로 빠지게 된다.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조화가 이루어지는 작품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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