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으면 접을수록 묻어나는 애잔함 공모

대상작품: 나를 접어줘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임시제, 18년 9월, 조회 24

*리뷰 곳곳에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제4회 작가 프로젝트인 ‘학교와 학생을 소재로 한 장르소설을 써보자!’ 에 출품한 작품들 중 하나이다. 작가 프로젝트 주제가 주제인 만큼 이 작품도 학교와 학생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물론 이 작품의 경우 학교보다는 학생인 주인공과 친구인 종이를 주소재로 다룬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학교가 나오긴 하지만, 학교와 학생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보니 다소 작가 프로젝트 주제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작가 프로젝트와는 상관없이 재밌게 본 작품이었다.

 

작품 소개에도 나왔듯이 ‘소심한 소년과 영혼이 깃든 색종이와의 특별한 우정’ 을 다룬다. 간단한 줄거리로 주인공 인수는 오로지 종이접기에만 관심을 가지는 학생으로, 학교에서는 왕따 전용석이라 불리는 맨 뒷자리에 앉아 조용히 숨죽인 듯이 지낸다. 하지만 어느 날, 빈 옆 자리 책상 속에 있던 종이가 말을 걸면서 지금까지의 일상이 변한다. 친구가 없던 인수에게 영혼이 깃든 색종이 친구가 생긴 것이다. 종이는 인수에게 자신을 접어달라 하고, 인수는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접고 이내 완성한다. 학이 된 종이는 기뻐했고, 이후 인수와 종이는 학교는 물론이고, 집에서도 함께 하며 서로의 친구가 된다.

 

사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인수에 대해 종이접기만을 좋아하고, 학교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줘 독자로 하여금 감정을 이입시키게 만든다. 제목과 작품 소개, 초반부를 보고나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어느 정도 짐작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부의 우울한 모습을 보여준 뒤, 이후 종이 친구가 생김으로서 기뻐하는 인수의 모습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울컥해진다. 게다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수의 엄마가 종이로 만든 것들을 치우자 하는 것과 학교 학생주임이 종이를 구길 때는 마치 내가 인수가 된 것처럼 같이 긴장하고 불안해진다. 인수가 느끼는 긴장감과 급박함을 독자도 함께 느끼면서 점점 읽는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물론 인수는 종이 때문에 자신이 일희일비하는 것에 순간적으로 불만을 갖기도 하지만, 이내 자신이 잘못 됐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작품은 학교와 학생을 소재로 한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인데, 오히려 여기서는 학교라는 존재가 인수에게 있어 방해 요소로 나온다. 마치 어떻게든 인수와 종이의 우정을 가르려는 것처럼. 결말에서 인수와 종이는 수많은 고난을 겪고, 종이가 원하는 대로 산에 묻어준다. 처음 볼 때부터 인수와 종이의 인연이 오래 갈 것 같지는 않았지만, 결말 부분에서는 마치 내가 인수가 된 것처럼 슬펐다. 오히려 작가님은 이 부분을 극적으로 과장된 연출을 하지 않고, 되려 담담히 써내려간다.

 

개인적으로 이런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을 좋아한다. 유일한 친구를 잃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인수가 어떻게 살아갈 지는 결말에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작가님께서 이런 작품들을 많이 내주셨으면 싶다. 물론 단편도 좋지만, 잘 짜인 장편으로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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