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메모: 멋진 이세계; Brave another world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멋진 이세계 : Brave Another World (작가: BornWriter, 작품정보)
리뷰어: 견월, 18년 5월, 조회 146

☞ 이 글은 작품에 대한 총체적인 리뷰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글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고 스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견월입니다.

요즘 구상중인 장편 때문에 다른 분들 글 읽기도 소흘히 하고 가끔 읽더라도 감상 남기기도 소흘히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장편 진도를 나가리라 작정하고 카페에 나왔는데 아이디어는 안 떠오르고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라 깨끗이 포기하고 오랜만에 감상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작품은 BornWriter님의 멋진 이세계(Brave another world)! :-)

평소에 작가님의 글들을 눈여겨 보고 있는 터라 이 글도 많은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더군요. 특히 지금은 휴재중이시지만 ‘힐덴베르크의 붉은 용’을 읽으면서 섬세한 표현과 흡인력 있는 줄거리에 감탄했거든요. 단언컨데 작가님의 필력이 저보다는 한 차원 위임이 분명합니다!(물론 제 필력이 미약하니 그리 큰 찬사로 들릴지는 모르겠네요..)

멋진 이세계는 좀 색다른 형식이더군요. 힐덴베르크..와는 다르게 인물이나 사건의 묘사가 세세하지 않고 마치 역사를 서술하는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즉, 독자를 현장에 데려다 놓는다기보다는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라는 식으로 알려주는 서술이요. 어쩌면 중편 분량에 원하는 줄거리를 모두 넣기 위해서 이런 방식을 택하신 듯도 싶고, 혹은 작가님께서 몇차례 언급하신 것처럼 치밀한 플롯을 미리 짜놓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하신 결과일 듯도 싶습니다.

작가님의 재치있고 거침없는 문장은 여전히 매력이 있어서 다섯 편을 지루하지 않게 금새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개인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첫 번째는 템포의 불균형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용이 왕국에 내린 재앙과 이로부터 왕국을 복구하고 왕자를 구하는 시도를 하는 부분, 용사가 용과 교섭을 하는 부분, 용사가 왕자에게 구애하는 부분의 길이와 묘사의 정도의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뭔가 큰 일이 일어나는 듯 하다가 갑자기 정리되는 느낌이랄까요.

두 번째는 주제입니다.
용과 은안개(사실 은안개라는 새로운 재화에 얽힌 왕국 사이의 탐욕과 암투 같은 걸 기대…^^;)와 용사에 얽힌 흥미진진한 판타지를 기대하면서 읽다가, 갑자기 성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는 (아마도)계몽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것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초반이나 중반부터 용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같은 것이 엿보였다거나 했다면 달랐겠지만요. 중후반까지 용의 재앙과 왕자 구츨작전에 들인 노력에 비해서 용사의 왕자에 대한 구애는 좀 느닷없어 보였죠.

사실 요즘 브릿지에 인권이나 성에 대한 계몽적인 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것이 지금 당면한 사회의 요구이고 문학 작품들이 이런 요구를 반영하는 것 또한 세상을 한 차원 발전시키기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단편을 올릴 수 있는 브릿지의 특성상 그런 주제의식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 것도 당연해 보이고요.
한편으로는 소설을 즐기는 독자로서 그런 주제의식들이 너무 직접적으로 서술되는 것보다는 플롯이나 인물에 은은히 베어있다면 마음에 더 깊이 남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사실 그런 글이 쓰기 어려운 글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순전히 독자로서의 욕심!)

쓰다보니 너무 비평글처럼 돼 버린 것 같고, 또 작가님에게 원래 작품의 의도를 벗어나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글이 된 것도 같네요.

제가 작가님의 작품에는 워낙 기대치가 높은 데다가 지금 제 글 진행에서 제가 잘 못하고 있는 바를 투영하게 된 것도 같습니다.

작가님의 글들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계속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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