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조는 브릿G에서 다작하기로 손에 꼽을 작가이다. 작품의 완성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사람들은 “유권조는 사실 한 사람이 아닌 유 씨, 권 씨, 조 씨 세 사람의 공동 명의이다” 같은 이야기까지 할 정도이다. 단순히 작업 속도가 빠를 뿐이라면 이렇게까지 이야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소설의 작품적 완성도를 포기한다면 누구나 하루에 열댓편의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다(아, 물론 나는 제외다). 하지만 작가 유권조의 소설은 그 무엇 하나 헐렁한 구석이 없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로부터 출발하였으나 소설은 그 자체로 잘 마무리되어있다. 그는 완성도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작업물의 완성 속도까지 챙긴다. 대단한 사람이다.
이 작품, 데일리 던전 : 특별 한국어판을 읽은 다음 나는 두 가지 생각이 거의 즉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데일리 던전은 이름에 나와있듯 ‘매일 발간되는’ 잡지 혹은 책자일 것이다(Daily 던전인데 월간이면 심히 괴상하다). 이 정도 퀄리티로 매일 기사를 써내려면 최소 다섯명 이상의 기자는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알다시피 이것은 소설이고 데일리 던전이 한 사람의 손에 의해 쓰인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데일리 던전은 ‘특별’하게도 하루 분량 정도만 번역되어 나왔다.
그와 동시에 든 생각은 이 작품의 작가가 유권조라는 것이었다. 유 권 조는 세 사람이다. 힘들겠지만 세 사람이 하루씩 돌아가며 취재하고 기사를 쓴다면 정말 ‘데일리’하게 발간할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가능하다! 그정도로 강한 확신을 나는 가지고 있다. 부디 이토록 재미있는 책자를 매일 읽어볼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가문의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 참 대단하다. 이런 형식을 이런 내용으로 풀어서 이렇게까지 재미있게 써낼 수 있다니. 한때는 유권조 작가가 천재인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나는 틀렸다. 천재가 유권조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