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폐허가 되고 마법의 공간이 되는 매혹적인 상상… 공모 브릿G추천

대상작품: 마지막 마법사 (작가: 해도연, 작품정보)
리뷰어: 후더닛, 18년 1월, 조회 97

 매일 살아가는 도시처럼 너무나 낯익은 공간이 갑자기 폐허가 되고 지옥이 되는 광경은 왠지 매혹적입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믿어요. 소설이나 영화에서 곧잘 그런 장면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저만 그런 것은 아닌 같습니다. 먼저 소설로는 일본 작가 키쿠치 히데유키가 마계도시 신주쿠 떠오르네요. 동경의 신주쿠가 갑자기 원인 모를 폭발로 마물들이 들끓는 공간이 된다는 얘기로 작가의 데뷔작인데 성공을 거둬요수도시수병위인풍첩감독으로 유명한 카와자리 요시아키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도 했지요. 영화로는 카펜터의뉴욕 탈출 얼른 생각납니다. 뉴욕 전체가 거대한 감옥이 된다는 설정으로 이런 뉴욕에서 실종된 대통령을 구출하는 임무를 맡은 주인공 스네이크 플리스킨은 후일 유명한 비디오 게임인메탈 기어 솔리드 주인공 모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장르를 달리하며 반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역시 자신의 도시가 돌연 지옥으로 변한다는 상상이 꽤나 매혹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매혹적일까요?

아마도 그것이 도시 속에 살면서 자신이 느끼는 진실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도시의 외관은 너무나 화려하지만 도시에 자기 자리 하나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드는 노력과 수고는 보통의 것이 아니니까요. 끝도 없는 경쟁 속에서 생존에 대한 불안과 자괴감에 시달려야 하는 도시인에겐 도시가 지옥으로 보여도 그리 이상할 같지 않습니다. 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이 되는 곳에서 언제 뒤통수를 때리거나 앞지를지 모를 타인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마물이나 다름없구요. 알고 보면 갑자기 폐허나 지옥으로 변한 도시는 오늘 삶에 대한 실감나는 은유인 셈이죠.

 ‘마지막 마법사 그런 이야기에 속합니다.

소설 역시 2004 서울 종로구에 뭔가가 추락하여 갑작스런 폭발로 폐허가 되어버린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우리가 알던 서울은 사라졌고 지금은 주변의 도시가가람시 되어 예전 서울의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폭발 당시, 현장에 있었지만 살아남은 세나는 15년이 지난 현재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발부하는 지방 신문의 기자가 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지금 첫사랑인 주하와 동거를 하고 있는데 불임 때문에 남모를 고통을 안고 있습니다. 당시 서울 지역엔 사람의 신체 일부를 가져가는 연쇄 살인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그것이 마법을 쓰는 자의 소행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습니다.

갑자기 마법이라는 얘기가 나와 의아하시죠?

그게 어떻게 건가 하면, 폭발로 인해 세상에 마법이 생겨버린 것입니다. 왜냐하면 추락한 존재가 바로 마법사였기 때문이죠. , 제목 그대로 소설엔 실제 마법사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마법이 현실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있는 아닙니다. 추락한 마법사의 신체나 도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마법을 있습니다. 게다가 신체와 도구가 모두 저마다 다른 마법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런 것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그로인해 마법으로 인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이죠. 아무튼 세나가 마침 그와 유사한 사건에 휘말립니다. 거기서 세나는 남자가 다른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 붉은 선으로 자신을 무시한 여자의 목을 죄고 있는 것을 봅니다.

사실을 경찰에 제보하자 남자가 세나를 방문합니다.

페이와 박영이라는 이름의 사람은재난후대책위원회소속으로 지금 마법에 의한 연쇄살인을 수사 중인데 아무나 보는 붉은 선을 본다는 분명 마법과 친화력이 있는 것이니 마법사의 눈을 이식해 자신들의 수사를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대가가 너무나 유혹적이라 세나는 마법사의 눈을 이식하고 수사에 참여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수사라고 여겼던 사건은 옛날 삼성역 지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도 2 5천명이 모인 골고다교 부흥회를 기점으로 전혀 다른 쪽으로 전개되고 세나는 어느새 마법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의 가운데로 떨어지고 맙니다. 세나는 과연 번째의 폭발에서도 살아남을 있을까요?

 ‘마지막 마법사 일단 재밌습니다.

설정이 흥미로운 데다 전개가 빠르고 반전도 여럿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호흡으로 읽게 만듭니다. 그런데 분량 때문일까요? 에피소드들이 너무 급하게 마무리 되는 감이 없진 않습니다. 스포일러가 되기에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겠습니다만 그저 소비되는 캐릭터도 보입니다. 역시 가장 아쉬운 것은 세나의 남자 친구 주하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것입니다. 헐리우드 B 액션 영화의 주인공 애인처럼 그저 주인공에게 어떤 고난을 주는 존재로서의 의미 말고는 주체적으로 하는 것이 없더군요. 주하가 능동적으로, 자신이 했던 일과 상황에 대해 생각이나 결단 같은 것이 있었다면 세나의 선택이 훨씬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왔을 같습니다. 외엔 괜찮았습니다. 길게 발전시킬 요소들이 많은 이야기였기에 이렇게 짧게 끝난 아쉬울 지경입니다.

제목이마지막 마법사라서 그런지 글을 맺는 마지막 문장을 쓰는 어렵네요. 벌써 번이나 문장을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이런 문장으로 끝을 맺어 봅니다. 읽을만한 작품으로 추천합니다. 그러나 진심이 담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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