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집에 홀로 돌아가는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우선은 마음이 쓰렸어요. 하지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씩씩한 어린이였고, 집에 있는 무언가를 무서워하면서도 신호를 주어 숨으라고 말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영락없는 개구쟁이 같았네요. 처음에는 없는 것을 상상해서 두려워하는 줄 알았는데 웬걸. 연탄곡을 함께 치는 뭔가가 나타나서 깜짝 놀랐어요. 아이의 세계를 마음대로 재단해버리면 이런 저 너머의 존재들을 알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답니다.
어쩌면 그런 존재들은 항상 빈집을 지키며 어린이들을 맞이해주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린이였던 어른은 그 시절을 다 잊고서 애들을 집에 혼자 남겨두고 일하러 떠나가버리고, 어린이는 혼자 남아 그들을 화나게 하지 않으려고 피아노를 치는 그런 일이 흔할지도 모르겠고요. 아이는 무서워하지만 어쩌면 그들은 그렇게 무서운 존재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빈집에 혼자 남은 아이와 놀아주는 것. 그와 함께 피아노를 쳐 주는 것. 즐거운 멜로디에 춤을 추는 것이 어떻게 두려운 존재가 할 법한 일일까 싶어서요. 그러니 모두가 두려워했던 빈집의 고요와 침묵은 상상 속 두려움일 수도 있겠고..
여러 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었어요.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면 더는 홀로 있는 것을 겁내지 않겠지요. 그때까지는 그들에게 말을 걸며 함께 어울리겠지만, 결국은 잊혀져 혼자 남게 되는.
그들이 외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어쩌면 새로운 아이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이 곁에는 그들이 있네요. 다행히도 혼자가 아닌 것 같아요. 외로움이 덜해지면 좋을 텐데 하고 잠시 바래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