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작가의 다른 작품인 stainless와 함께 합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들은 언제나 유의미한 지점을 목격하게 합니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지점에 대한 의미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두 개의 작품은 ‘무엇인가 보일 때’ 혹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때’의 이야기 들입니다. 없음을 나타내는 ‘less’를 제목에 사용함으로써 작가는 두 개의 작품이 정서적인 연결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stain에서 주인공은 자신에게 생겨난 것을 보고 있는 외부의 사람들에게서 스스로 자신의 것을 지키려 합니다. 정작 자신은 그것을 보지 못함에도 말이죠. 다양한 함의로 해석될 수 있는 대사와 상황을 던져 주면서 이야기는 결말로 향해 갑니다.
stainless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혹은 본다고 느끼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대사를 글로 읽어야 하는 작품의 특성상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지 않는다고 인지하기 어렵지만, 뿌려놓은 듯 화자와 E가 등장할 때 우리는 인지의 어려움조차 제 3자로써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서적으로 타인과 개인 사이에서 시선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건들은 사건의 대상자에게 폭력적인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화자들은 외부의 폭력성에서 자신들의 시선 안에 보이는 것을 지켜내려고 하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거나 숨어 버립니다.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아 보이는 결말이지만 작가 자신은 이야기 안에서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정해놓은 듯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읽는 이로 하여금 명확한 끝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의사를 전달받게 합니다. 좋았어요.
아이가 아이같이 말하지 않는다거나, 충분히 전개되면 좋을 법한 이야기가 너무 함축되는 듯한 경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이야기는 읽는 사람이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에 충분한 내용과 메타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될 수 있는 대로 두 작품을 같이 읽어보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