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그 힘을 모든 인간을 위해서 써야 할까요?
히어로물을 접하는 저의 기본적인 의문은 그거였죠. 히어로들은 삐끗했다간 빌런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며, 기본적으로 가진, 혹은 주입 당한 정의감을 제외한다면 언제든 혼돈을 걸으며 악도 되었다가 선도 되었다가 할 수 있잖아요. 그들이 가진 힘과 능력은 평범한 사람을 가뿐히 눌러버릴 수 있을 만큼 강하니까.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도 인류나 지구를 지키기 위한 꿈이 있어서였을까요? 히어로물은 그런 설명은 잘 해주질 않지요. 정의를 앞세우고, 그래야 하니까 하는 명분을 앞세우거든요. 그러니까 히어로들에게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꿈이 있었다고 한다면 차라리 저는 그들의 정의감을 이해할 거예요. 등 떠밀리는 히어로는 영 취향이 아니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는 정적이면서도 동적이어요. 분명히 학생과 대화 나누는 노인의 대화 상황이니 굉장히 정적인데,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활약하던 시기를 상상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그가 꿈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학생에게 분명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되었으리란 사실을 짐작할 수 있어요.
있죠. 그렇지만 아이에게 응원이 되는 것이 반드시 지구를 구해낸 히어로여야 하지는 않았을 거여요. 꿈을 좇으며 그 꿈을 이루어냈고, 어떤 가시적인 결과를 얻어낸 유명인만이 타인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우리네 삶은 너무도 척박하고 힘겹겠지요. 그렇지만 학생에게는 분명하고도 명확하며 즉각적인 위로로 다가왔을 것이 히어로의 삶이라, 그런 방법을 택한 걸 잘못도디었다고 말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저 약간 아쉬운 거죠! 항상 일상 속의 이야기들로 깃털처럼 위로를 전해오던 작가님의 글들을 보다 이걸 만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함께 위로받는 느낌이라 좋기도 해요. 따스하고 잔잔한 이야기고요. 작가님은 어떠세요? 이 글을 적었을 때처럼, 꿈을 좇아 열심히 나아가고 있으세요? 어쩌면 힘들고 버거울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상투적으로나마 위로를 건네고 싶어요. 작가님의 이야기들을 좀 더 듣고 싶고요. 저는 그렇게 빛나는 가능성을 아주 좋아해요. 또 다른 이야기로 독자들을 위로해 주시겠지요? 항상 좋은 글 고마워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