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매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우매우 스포일러 함유합니다.
매우매우 매우매우 매우합니다(?)
이번 소일장 이벤트는 내게도, 여러분에게도 상당한 도전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것은 하나의 소재가 아니라 공통된 다섯 개의 소재로 좋은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내가 소일장에 참여를 주저한 것도 그러한 까닭이었다. 나는 다섯 개의 소재를 적절히 배치하여 하나의 완결성 있는 작품으로 써낼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대신 나는 꼼수를 부렸다. 다섯 개의 소재를 하나의 소재인 것처럼 뭉쳐버렸다. 그리하여 나의 소일장 출품작은 앞으로 무슨 소재가 나오더라도, 몇 개의 소재가 나오더라도 바꿔달 수 있는 모듈식 단편이 되어버렸다. 나는 이것이 소일장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 참여한 다른 분들의 창의력에 누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에 며칠 밤잠을 설쳤다(사실 밤잠은 매일 설치지만).
R2D2님의 글은 나와 정반대의 것이다. 적어도 내가 읽고 느끼기로는 그러했다. 나는 다섯 개의 소재를 적절히 배치하여 하나의 완결성 있는 작품으로 써내는 대신, 소재를 하나로 뭉뚱그려버렸다. <꼭 듣고 싶은 말>의 경우에는 소재 다섯 개를 다 살리는 대신, 완결성을 대폭 포기해버린 경우 아닐까 생각했다. 이 작품은 소재 다섯을 선형으로 배치하였다. 그리고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방해하는 모든 것을 무시하며 밀고나가버렸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러한 판단의 주요한 까닭은 소재가 제대로 연관되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소재가 따로 논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이 내 작품과 마찬가지로, 다섯 개의 소재를 전부 사용했음에도 꼼수적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