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호러하고 별로 안 친합니다. ㅍ가 튀는 부류는 끔찍하기만 해서 잘 안 보고, ㄱㅅ이 나오는 공포물은 현실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ㅁㅊ 사람은 너무 과장되다가 결국엔 전형적으로 흘러가는 게 좀 그렇습니다. 호러를 감상하기에는 제가 너무 무딘가봐요. 그 쪽 감성이.
그런데 최근에 제 약점을 푹 찌르는 글을 하나 봤는데요.
제가 웬만한 간지럼은 다 참는데, 못 참는 포인트가 한두 군데 있거든요. 하필 거기를 딱 찔린 느낌이랄까. 게다가 묘사는 어찌나 생생한지. 읽어 보시면, 부모님이 주신 신체를 그대로 지킴과 동시에 수술비도 굳힐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우리 집에 ㅁ이 산다> 역시 제 약점을 찌르네요.
좀 다른 얘기지만 예전에 가위를 자주 눌린 적이 있거든요. 그럼 온갖 일을 다 겪게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저는 귀찮아서 그냥 계속 잤습니다. 어차피 현실이 아닌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참을 수 없던 경우가 ㅂ이 나를 덮치는 거였는데, 사실이 아닌 걸 알면서도 그 느낌이 너무 싫어 몸부림치면서 가위를 풀게 되더라고요.
이런 저런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빌리게 된 수상한 자취방에 이상한 것들이 나타납니다. 그 정체가 무엇인지 추측하는 게 글의 큰 재미인데요. ㅂㄹ 같기도 하고 ㄱㅅ 같기도 하지만 집에 살고 있는게 ㅁ이라니 후보에서 탈락입니다. 혹시 ㅂ인가 싶을 때, ㅁ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죠. ㅂ과 ㅁ의 묘한 유사성이 소름끼치게 만드는데요. 그때부터 시작되는 생생한 묘사가 다시 한번 약점을 푹 찌르더군요.
나는 웬만한 호러는 그닥… 이라는 분은 이 두 작품을 한번 읽어보세요. 저처럼 약점을 찔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