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덮어쓰고 있는 무의식적 편견에 대해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오버레이 (작가: Oo, 작품정보)
리뷰어: , 17년 10월, 조회 75

*주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감상글에 가까운 리뷰입니다!

 

이 글을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작가님이 초능력을 부리신 게 아닐까 하는 순수한 감탄이었어요. 100매를 훌쩍 넘는 소설이 지루한 부분 하나 없이 술술 읽히는 게 신기했거든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제목의 의미에 대한 궁금증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오버레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의미는 ‘어떤 것 위에 다른 것을 덮어씌우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소설 중간에 등장하는 ‘오버레이’ 효과에 대한 설명을 보며 제가 생각한 뜻이 맞구나 싶었지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버레이’란 제목의 의미는 사람들이 상우를 보는 시선, 그리고 상우의 그림에 대한 시선에서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상우는 말이 없고 조용한 아이입니다. 딱히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이상한 시선을 받기 좋을 만한 아이예요. 그런 아이가 멋대로 그린 그림이 범죄 현장과 맞아 떨어지면서 의심은 더욱 증폭되어 가지요. 물론 상우를 범인으로 의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주인공과 주 형사는 상우가 연쇄 방화 사건의 중요한 목격자라고 생각하지요. 그들은 연쇄 방화 사건 현장을 먼저 본 뒤에 그 그림을 보았으니까요. 그리고 저 또한 방화에 대한 정보를 먼저 접한 뒤에 상우의 그림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그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의심의 눈초리는 상우의 삼촌 및 중간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에게 향하게 되죠.

저는 추리 소설의 묘미는 범인이 누군지 끝까지 단정지을 수 없는 긴박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그런 트릭을 잘 쓰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정체에 대해 지루하게 끌지 않아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 문득 옛날에 본 광고가 떠오르더라구요. 한 어린 아이가 도화지를 검은색으로 마구 칠해서 어른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데, 사실 아이는 여러 도화지를 이어서 고래를 그리고 있었다는 이야기였죠. 이 광고처럼 소설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의 행동이나 받아들이는 정보의 순서에 따라 무심코 발생할 수 있는 편견에 대해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초능력’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도 신선했습니다.

긴박감 넘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었어요. 좋은 소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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