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필자가 여태껏 브릿G에서 읽었던 작품 중 단연 가장 특이하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뿜는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단, 필자는 글을 그리 빠르게 읽지 못해 다독을 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넓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의 가장 커다란 매력은 작가가 챕터를 넘어갈 때마다 본문 내에 암호 해독을 위한 힌트를 은근하게 투척하며, 그 단서들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점차 난이도가 올라가는 암호들을 직접 풀어가도록 유도한다는 점입니다. 그 구성이 매우 재미있고 신박하게 느껴졌습니다.
작품의 초기 시작은 친숙한 동요의 형태나 단순한 규칙으로 다가와 진입장벽을 낮추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점차 시적이고 심오한 표현으로 변화하는 전개 방식을 보여줍니다. 독자들은 초반의 가벼운 암호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더 꼬여있고 까다로운 암호들을 파헤쳐 나가며 작품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고, 그 과정을 통해 이 작품 속에 작가가 정교하게 심어놓은 의도와 서사의 방향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됩니다.
특히 한 가지 크게 칭찬하고 싶은 점은 암호 자체가 주는 근본적인 ‘해독의 재미’가 쏠쏠하다는 점입니다. 나름대로 참신하고 유기적으로 구성해 놓은 암호 체계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변수와 기믹이 더해지며 입체적으로 발전합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회차에 이르러서는 나름대로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게 되며, 수많은 독자들의 시간을 기꺼이 잡아먹고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강력한 몰입감을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만일 이 작품이 오롯이 작가의 창작 의도와 정교한 설계대로 완성된 작품이라면, 앞으로 이와 유사한 암호학적 기법과 픽션을 결합한 장르로 훨씬 다양한 시도를 펼쳐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기작에서는 암호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내용들이 단순한 퀴즈에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사건과 스토리를 더욱 강력하게 견인할 수 있도록 서사적인 부분을 좀 더 알차고 입체적으로 보강한다면, 한층 더 많은 대중과 독자층을 사로잡는 대표작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참고로 필자는 개인적인 성향상 작품의 서사를 따라가는 것보다 눈앞에 놓인 암호를 푸는 메커니즘 자체에 훨씬 더 강하게 집중하는 편이라, 결국에는 암호의 규칙성을 분석하고 해독하기 위해 직접 전용 프로그램까지 짜서 암호를 풀었습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기분 좋게 날려버릴 수 있었던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