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서사 – Epic of Gold (12화 까지 읽고) 감상

대상작품: 황금의 서사 – Epic of Gold (작가: 슬픈거북이, 작품정보)
리뷰어: 은율e, 2시간 전, 조회 17

난 판타지 소설을 모른다. 웹상에 넘처나는 그런 글들을 읽어본 적이 없다. 가장 근접한 책이 해리포터시리즈랑, 반지의제왕 정도일 것 같다. (사실 이런 책들은 독서좀 한다아니어도 누구나 읽는 책이다)

어떤 계기로, 머릿속에 어떤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펼쳐졌다. 이야기는 재미있는데, 잘못 썼다 걸 알았다. 그래서, 공부를 하기로 했다. 판타지 소설, 한번 읽다 보면 익숙해 지겠지뭐 하고 시작했다. 2주째다 걸리면 읽고, 읽다가 던지기도 한다. 이렇게 좋은 글을 만나면 리뷰를 쓴다. 완결을 한번에 읽진 않으려 한다. 우선 내가 바꾸고 싶은게 내 소설의 도입부라서…

리뷰라는 글을 올릴수 있으니 읽고 올리는데, 아니다 싶으시면 삭제 요청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황금의 서사 – Epic of Gold 12화 까지 읽고,

1화부터 12화까지의 도입부는 루카의 구체적인 액션이나 역동적인 사건 전개보다는 복수의 동기 부여, 악마와의 관념적인 계약 과정, 그리고 세계관의 경제적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소모한다. 복수라는 매우 직관적이고 강력한 동기가 설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재설계’라는 작가의 거시적이고 야심 찬 기획을 설득하기 위해 초반부 전개가 다소 장황하게 흘러간다. 

-이 부분, 현대 웹 소설에선 사이다, 즉각적 전계를 선호하기에 약점일 수 있다. 그런데, 명작은 대부분 초반에 복선을 깔고 얼게를 만들고, 거기에 서사를 가지처럼 진행하기에, 이 작가님의 서사가 난 너무 좋은데, 그래서 더 뒤에 뭔가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지게 하고, 날림아닌 소설이라 기대하게 하는데, 이 부분이 쓰는 사람으로선 딜레마긴 하다. 

더불어, 방대한 세계관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인물 설정의 낭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도입부에서는 주인공 루카 외에도 여러 명의 악마 계약자들이 비중 있게 소개되며 마치 거대한 지략 싸움을 벌이는 군상극이 펼쳐질 것을 예고한다

인터루드 5에서는 노예 해방자로 알려진 링컨이 실상은 대륙 횡단 철도를 건설하며 가장 많은 국유지를 민간 자본에 넘긴 대통령이었다는 이면의 역사를 들추어낸다.

13세기 이탈리아의 뒷골목에서 루카가 세공한 하나의 작은 ‘반지(12화)’가 어떻게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미국의 홈스테드법, 뉴욕의 상류사회, 일본의 이와미 은광, 그리고 근현대 달러 시스템으로 거미줄처럼 이어질 수 있는가. (1부 복수 1)의 서술을 통해 이에 대한 문학적 해답을 미리 던져두었다.

누군가의 죽음이 세계를 바꾸는 순간이 있다. 카이사르가 죽자 공화정은 끝났고, 루이 16세가 단두대에 올랐을 때, 신이 왕을 버렸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교황의 권위가 철창에 갇혔을 때, 신은 더 이상 권력의 얼굴이 아니었다. 기록되지 않은 누군가의 죽음이 역사를 바꾸기도 했다. 금과 신용, 자본과 종교적 질서의 향방이.”

루카의 가족이 겪은 기록되지 않은 억울한 죽음(결핍)은 한 개인의 복수심을 잉태했고, 이 복수심은 악마와의 연대를 통해 중세의 종교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금본위제 은행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권력의 패러다임이 종교에서 자본으로 이동하는 이 경이로운 나비효과를 직조해 낸 작가의 상상력은 독보적이다.

1화부터 12화까지의 서사는 핏빛 복수극의 외피를 두른 채, 실상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어떻게 세계의 지배적 종교를 대체하며 인류를 잠식해 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정교한 경제학적 설계도다. 철학적 명제로 가득 찬 ‘인터루드 0’부터, 타오르는 촛불 아래에서 인간의 허영심을 찌르는 치명적인 세공품을 완성해 낸 12화 ‘반지 6’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루카 오라피니가 걸어온 발자취는 곧 신성의 몰락과 자본의 태동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비록 출판 문학의 묵직한 호흡과 웹소설 플랫폼의 가벼운 외피 사이에서 발생하는 고민을 필자처럼 이 작가님도 하는게 아닌가 싶다. 경제사적 지식과 판타지 장르의 문법을 이토록 원대하게 융합한 시도는 그 자체로 높은 문학적 성취를 증명한다. 특히 절대적인 무력이나 마법 대신 ‘금본위제 은행’이라는 시스템 그 자체를 복수의 무기로 채택한 발상과 , 작은 금반지 하나를 매개로 거대한 기득권의 권위를 허물어뜨리는 심리적 역학 묘사는 작가의 비범한 통찰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적 소비를 넘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자본’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기원과 인간 탐욕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를 요구하는 지적이고 묵직한 역사 판타지다. 초기 에피소드를 통해 성공적으로 축조된 이 탐욕의 모뉴먼트는, 향후 이어질 전 세계적 자본주의의 확산과 타락의 역사를 그려낼 기나긴 여정의 완벽한 닻을 내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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