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아니 강인공지능, 아니 ai, 아니 llm 아니 컴퓨터, 아니 어쩌면 관료제 이야기 공모(감상)

대상작품: 에덴의 잔재 (작가: 존존,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7시간 전, 조회 17

재밌게 잘 봤습니다. 로봇, ai, llm, 자동화 프로그램 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의지를 가지고 탄생한 우리의 자식이 우리를 죽일거다 라는 설정 대신에 잉여로 전락한 우리들이 스스로를 목죌 것이다라는 주장은 꽤나 흥미로웠어요. 권력을 얻고 공동체를 통제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공동의 적을 상정하는 것이고, 그렇게 지목당한게 우리 사회를 떠받드는 것이라 우리 스스로를 죽일거라는 주장은 혐오가 일상화된 요즘 사회에 좀 더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내자불선, 선자불래의 시대에 로봇이 가진 인공지능이 본래적으로 선하다는 메시지도 마음에 드네요. 우리가 서로를 불신할지언정 로봇의 영혼에 가장 먼저 세겨둔 메시지는 아시작 아이모프의 로봇 3원칙. 널리 인류를 이롭게 하자겠지요.

읽으면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한 것은 관료제에 대한 생각이었어요. 우리는 관료제와 상비군이 중앙집권을 불렀다 정도로 배웠고, 또 대다수의 국민들이 관료제에서 책임을 떠넘기는 공무원 조직을 욕하고 있어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회, 특히 행정의 막대한 소요를 감당하고 세상을 좀 더 나은 쪽으로 굴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죠. 우리는 관료제가 없다면 좀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공무원 조직을 공격하고 국가의 역할을 축소시킨 정치인들이 어떤 존재들이었나를 떠올린다면, 막연하게 가지는 혐오란 것이 얼마나 자기파괴적인지를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을 짚지 않을수 없는데 로봇의 구체성이 대단히 떨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봇, 그러니까 안드로이드는 너무 광범위하죠. 아마 제가 생각하는 안드로이드와 작가님의 안드로이드는 상당히 다를 것입니다. 그걸 좀 더 명확하게 잡고 갔다면 어떨까 싶네요. 인간들이 규소를 분해하는 바이러스를 만들정도로 혐오에 쩌들어 자기파괴적 행위를 한다는 설정 자체는 설득력이 있지만, 작중에서 짜둔 로봇의 이미지와 범위가 너무 두루뭉술하기에 로봇-환경 뿐 아니라 인류 문명에 지나치게 치명타로 작동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댓글로 달았듯이 인류가 사용하는 반도체 연산장치라거나요.

관료제 이야기로 읽게 된 까닭이 그것인데, 저는 인간들이 내가 잉여라 로봇 공격하는거 외에는 할 일이 없어 보다는 작중에서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절규가 좀 더 흥미롭게 읽혔어요. 예외없는 규칙들의 강직성 아래 희생당하는 인간들이 스스로 만든 규칙들을 해체하고 재조립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대신 손쉬운 혐오로 빠지는 것. 물론 이건 제 취향에 따른 독해지만, 로봇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피지컬 ai, 서보모터들로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어느정도는 ai의 대두와 llm등이 같이 읽히기에 어쩔수 없는 독해라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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