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뒤졌다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신(神)의 장례식 (작가: 남계현, 작품정보)
리뷰어: 이심염, 4월 9일, 조회 81

9매라 그런가 몇 분이 채 되지 않아 전부 읽었다. 뛰어난 작품을 써주신 작가분께 감사할 따름이다.

소설은 제목과 달리, 신의 장례식을 보여주는 대신 신이 죽게 된 경위를 조명한다. 초반부에는 물론 장례식을 조명한다. 그렇지만 뒤로 갈수록 전체적인 내용은 신의 사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인까지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글은 신이 죽었다는걸 밝히며 시작한다. 덕분에 필자는 이른 시점부터 썩 흥미를 가진 채 작품을 볼 수 있었다. 필자가 봐온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신이 완전한 존재로 그려진다. 만일 그/그녀/혹은 그것이 완전무결하지 않다면 여러 신이 등장하고 그 신들은 각각 이름을 지니곤 했다. 그렇지만 이 소설에서 신은 신으로만 불려졌다. 더군다나 뒤이은 장면에서 온 세상이 해당 장례식을 지켜본다. 장례식은 신이란 존재의 위상을 격상시켰다. 온 세계에 장례식을 틀 정도라면 분명, 그만큼 세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존재일 터. 그래서 이 존재를 죽인 건 과연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죽은 것일까 하는 호기심을 참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호기심은 얼마 있지 않아 더욱 커졌다. 신의 사인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작픔에서 말하기를, 신의 사인은 스트레스성 심장마비라고 했다. 소설이 담고 있는 신은 얼마나 작은 존재이기에 심장마비에 죽는가? 아니면 도대체 어떤 고통이 신을 그리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해당 지점부터 나는, 작품을 게걸스레 읽어내려갔다.

조금은 허무했던 것 같으나, 동시에 충분히 납득했던 것 같다, 사인이 드러났을 때는 말이다. 사인은-어느 소녀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 작중 신은 어느 소녀의 소원을 마지못해 들어준다. 바로 그녀의 할머니가 앓던 병을 치료해준 것이다. 그러나 소녀는 이 선의를 보기 좋게, 지극히 인간적인 방법으로 이용했다. 그러니까, 자신의 손이 병을 고칠 수 있노라 사기를 친 것이다. 결국 사기 행각을 들킨 소녀는 할머니와 함께 사형당한다. 신은 죽어버린 그 둘이 망령이 되어 찾아오고는 억울함을 토로하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인지, 그 생각이 날 때면 포도주를 들이켰다고 한다. 그 뒤로 신은 그 어떤 인간의 소원도 들어주지 않았고 그들의 고통에 무답으로 일관하다가, 결국 스트레스성 심장마비로 죽어버린다. 제아무리 신일지라도 이런 광경을 보노라면 스트레스를 받는 게 당연한 건 아닐까 하여, 나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사인이라 생각했다. 그러니까, 결국 원죄는 인간에게 있다.

신이 겪은 건 딜레마다. 도와줘도 지랄 안 도와줘도 지랄, 심지어 도와주면 때때로 더 큰 지랄이 되어 돌아오니 미칠 수 밖에. 신은 선의를 주었다. 그렇지만 보기 좋게 인간은 이용해 먹었다. 결국 신은 스트레스로 죽었다. 극단적으로 보자면 인간이 신을 죽였다.

철저히 필자의 생각으로는 소설은 결국, 구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들을, 신이라는 거대한 존재의 죽음, 그 충격을 통해 비추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상 글재주 없는 필자의 리뷰였다, 읽어주어 감사하다. 그리고 좋은 작품을 써주신 작가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목록